[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클린스만호 원톱' 조규성(25·미트윌란)이 A매치 사우디전 골 직후 리그 복귀전에서도 짜릿한 골맛을 봤다.
미트윌란은 16일(한국시각) 덴마크 비보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덴마크 수페르리가 8라운드 비보르 원정에서 2대2로 비겼다.
조규성은 A매치 휴식기 직후 열린 이날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골까지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결승골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한 지 사흘 만에 나선 소속팀 경기에서 또다시 보란 듯이 골망을 흔들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절대적 신뢰를 받아왔던 공격수 조규성은 사우디전에서 '92라인' 이재성, 손흥민의 눈빛 호흡에 이은 황인범의 침투 패스 직후 전광석화같은 헤더골로 클린스만호를 구했다. 지난 2월 출범 후 6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하며 '클린스만호 황태자'에 등극했다. A매치의 좋은 기운을 덴마크리그에 그대로 가져왔다.
팀내 최다 득점자인 조규성은 A매치 피로를 느낄 틈도 없이 이날 선발로 복귀했다. 전반 초반부터 저돌적인 움직임이 감지됐다. 수차례 골과 승리를 향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전반 23분 뒷공간을 노린 후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31분 상대 수비에게 밀려 박스 안에서 쓰러졌지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7분, 박스 왼쪽에서 파울리뉴가 올려준 날선 크로스에 이어 조규성이 날아올랐다. 머리로 찍어내리는 헤더로 골망을 뚫어내며 환호했다. 지난 4일 7라운드 오르후스전 도움에 이은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고, 지난달 18일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오모니아(키프로스)전 이후 한 달 만에 소속팀에서 골맛을 봤다. 리그 4골-1도움, 총 5골-1도움으로 덴마크리그에 폭풍적응하고 있다.
그러나 미트윌란은 조규성의 천금같은 선제골을 지켜내지 못했다.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후반 10분 비보르 세르징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후반 30분 프란쿨리누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슈팅으로 2-1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37분 세트피스에서 얀 잘레텔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조규성은 승리를 위해 끝까지분투했다. 후반 44분 필사적인 헤더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고, 후반 추가시간 슈팅은 옆그물을 때렸다. 결국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조규성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미트윌란은 또다시 승리를 놓치며 최근 6경기에서 4무2패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3승2무3패(승점 11점)로 리그 12개 팀 중 6위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 직후 축구 전문 통계사이트 풋몹은 이날 조규성에게 평점 7.8점을 부여했다. 팀 내에서 파울리뉴(8.4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020년 FC안양을 떠나 전북에 입단한 조규성은 세 시즌간 59경기에서 22골을 넣었다. 전북에서 국가대표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조규성은 지난 시즌 득점왕까지 거머쥐었다. 카타르월드컵 가나전에서 두 골을 폭발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월드컵 한경기 멀티골은 한국축구사 최초였다. 월드컵 직후 러브콜이 밀려들었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올시즌 개막 직후 오랜기간 조규성을 눈독 들여온 미트윌란이 오퍼를 보냈고, 조규성도 발빠르게 응답했다. 조규성은 미트윌란 합류 뒤 "유럽 진출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 딱 맞은 것 같다. 구단은 나를 위해 매우 헌신적이었다. 나는 이것이 옳은 이적이라고 확신한다. 매일 영어를 배우고 있다. 나는 사교적이고 외향적이다. 팀원들과 가까워지는 것을 중시한다. 동기 부여가 됐고, 앞으로의 도전을 기대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트윌란 역시 등번호 10번으로 조규성을 향한 기대감을 표했고, 조규성은 개막전 골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덴마크 벳365는 '구단 15년 역사상 입단 직후 리그 3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은 선수는 조규성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조규성은 이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7월 이달의 팀에 이름을 올렸고, '수페르리가 7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올랐다. 그러나 4주간 9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끝에 조규성은 부상으로 쓰러졌다. 지난달 21일 브륀뷔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20분만에 근육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미트윌란의 최전방 공격수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오른쪽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으며 고통을 호소했고, 20분만에 교체됐다. 유럽 입성 후 매주 2경기,자신의 200%를 쏟아내야 했던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근육부상이었다. 그러나 조규성은 빠르게 회복했다. 지난 4일 A매치 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도움을 기록한 후 A매치 후 첫 경기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와 함께 팬들을 사로잡는 실력과 정신력을 한꺼번에 입증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