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변은 없었다.
'고교 최대어' 황준서(장충고)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황준서는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지난해 최하위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한화는 2022~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각각 전체 1순위로 문동주 김서현을 지명한 바 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한화 손혁 단장은 망설임 없이 황준서의 이름을 호명했다. 손 단장은 "우리 스카우트들이 1년 내내 추천했다. 여기 계시는 모든 분들이 원하는 투수 아닐까 싶었다. 미래가 되면 더 원하는 투수가 될 것으로 봤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손 단장으로부터 한화 모자와 유니폼을 건네 받고 착용한 황준서는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 손발이 다 떨릴 정도로 기쁘다"고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유니폼을 착용한 소감을 두고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웃은 뒤 이날 행사장을 찾은 부모에게 "야구하는 8년 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그러면서 "항상 최선을 다 하고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1m87의 황준서는 고교 최고의 투수로 주목 받았다. 올해 15경기에서 나와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했다. 49⅔이닝을 던진 가운데 삼진 58개를 잡았고, 4사구는 17개 불과했다. 150km가 넘는 빠른 공에 변화구 또한 일품이라는 평가. 장현석(용마고)이 LA 다저스와 계약을 하면서 빅리그에 도전하자 전체 1순위 후보로 올라섰다.
2021시즌을 앞두고 리빌딩을 선언했던 한화는 이로써 토종 선발 유망주 3명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류현진이 2012시즌을 마치고 빅리그로 향한 이후 한화는 토종 선발 기근에 시달리면서 만년 하위권을 맴도는 팀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문동주를 지명한 데 이어 지난해 김서현까지 데려오면서 강력한 미래 선발진을 꾸릴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좌완 황준서까지 가세하면서 한화는 외국인 원투펀치에 토종 선발 3명까지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 완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라운드 2순위 지명권을 가진 두산 베어스도 예상대로 김택연(인천고)을 지명했다. 최근 18세 이하(U-18) 야구월드컵 동메달 주역이었던 김택연은 뛰어난 구위를 바탕으로 황준서와 함께 고교 무대 최고 투수로 꼽혀왔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빠르면 2년 내에 마운드 스터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투-타 겸업으로 'K-오타니'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전미르(경북고)는 1라운드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U-18 대표팀 우완투수 육선엽(장충고)은 삼성 라이온즈의 품에 안겼다. 김휘건(휘문고·NC) 조대현(강릉고·KIA) 원상현(부산고·KT) 전준표(서울고) 김윤하(장충고·이상 키움) 박지환(세광고·SSG)이 1라운드 지명의 영예를 안았다.
앞서 트레이드를 통해 1~3라운드 지명권을 추가로 1장씩 얻은 키움은 김윤하 손현기(전주고) 김연주(세광고)에 이어 전준표와 이재상(성남고) 이우현(비봉고)을 지명했다. 이병규 삼성 라이온즈 코치의 아들인 이승민(휘문고)은 2라운드에서 SSG의 지명을 받았다.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정현수(송원대·롯데)와 독립리그 출신 황영묵(전 중앙대·한화), 해외 유턴파인 전우영(전 캔자스시티·LG)도 각각 지명을 받으며 KBO리그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1083명이 신청한 이번 드래프트에선 10개 구단이 11라운드까지 총 110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장충고는 황준서 육선엽 김윤하까지 1라운드에만 3명의 선수를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소공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