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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GG 눈앞인데…1순위 유격수 3주 부상 이탈. '캡틴 오씨' 반전 이룰까 [광주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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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생애 첫 골든글러브가 눈앞까지 왔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과도한 의욕이 모든 것을 망쳐놓았다.

KIA 타이거즈 박찬호는 2014년 데뷔 이래 생애 최고의 시즌을 맞이했다.

확고부동 KIA의 주전 유격수를 꿰찬지도 벌써 4시즌째. 올해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났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중인 김도영이다.

그래도 사령탑의 신뢰는 이미 검증된 안정감을 지닌 박찬호를 향했다. 어린 김도영의 멘털관리 차원이기도 했다. 김도영은 3루에서 보다 타격에 집중했다.

하지만 이제 대안이 없다. 김도영이 리드오프와 주전 유격수의 중책을 모두 짊어지게 됐다. 박찬호가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4번째 손가락 인대 손상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김종국 KIA 감독의 속내는 안타까움으로 가득하다. 1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그는 "3주 정도 박찬호의 선발출전은 어렵다"면서 "이제 비디오 판독이 있으니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하지 말라고 항상 강조한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금기 아닌가. 아마 마음이 급하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나온 행동 같은데, 그러다 큰 부상 입는 선수를 많이 봤다"며 속상해했다.

전날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유격수 쪽 깊은 땅볼이었지만, 삼성 유격수 이재현의 안정된 포구에 이은 강한 송구가 돋보였다.

마음이 급했다. 슬라이딩이라기보단 낙법에 가까운 동작으로 1루에 몸을 던졌다. 결과는 아웃. 여기에 부상까지 더해졌다.

병원은 '3주 아웃' 소견을 냈다. 하지만 KIA는 박찬호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지 않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대수비, 대주자로 출전할 예정. 타격을 제외한 펑고와 러닝 훈련까진 정상적으로 참여한다. 타격은 부상이 회복되는 대로 티배팅 등을 거쳐 차근차근 복귀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박찬호는 올해 유격수 골든글러브 1순위였다. 데뷔 10년차에 첫 3할 타율(3할2리)를 기록중이었다. 타율 외에도 타점, OPS(출루율+장타율) 등 공격 여러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예약했다. 전매특허인 도루 역시 29개로 1위 LG 신민재(32개)의 뒤를 바짝 뒤따랐다. 통산 3번째 도루왕도 노릴만 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역시 유격수 부문 단독 1위였다. 스탯티즈에선 3.47(오지환 3.32, 박성한 2.74), 스포츠투아이에선 3.36(오지환 3.24, 박성한 2.86)을 기록중이다. 말 그대로 과소평가당했던 자신의 진가를 뽐낸 시즌이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걸림돌에 직면했다. 박찬호는 부상으로 이탈했고, 박성한의 경우 오는 23일 대표팀에 소집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하지만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오지환은 그대로 리그에서 뛴다. 지난 시즌 대비 장타력이 급감했다곤 하지만, 여전히 골든글러브에 부족함이 없는 실력이다. 1위팀 유격수라는 프리미엄도 있다. 올시즌 현재까지 활약상은 박찬호에 다소 모자랐지만, 남은 한달 동안 어떤 임팩트를 남기느냐에 따라 뒤집기도 가능해보인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