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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1골' 1000억원 공격수 히샬리송, 부진 원인 밝혀졌다, "지난 5개월 동안 경기 외적으로 힘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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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눈물'의 이유가 밝혀졌다.

손흥민의 동료, 히샬리송이 부진의 원인을 공개했다. 그는 14일(한국시각) 브라질 '글로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개월간 그라운드 밖에서 격변의 시기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은 다 정상으로 돌아왔다. 내 돈만 바라보던 이들은 떠났다"며 "이제 (나를 둘러싼) 상황이 다시 잘 풀릴 것이고, 그러면 난 토트넘에서 또 좋은 성적을 내면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히샬리송은 어떤 문제로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글로부는 그가 선수 경력 초기부터 함께했던 에이전트와 최근 결별했다고 전했다.

히샬리송은 볼리비아전의 뜨거운 눈물에 대해서도 이유를 전했다. 그는 지난 9일 볼리비아전(5대1 브라질 승)에도 선발 출전했으나,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후반 26분 황희찬의 팀 동료 마테우스 쿠냐(울버햄프턴)와 교체됐다. 그런데 교체 직후 히샬리송이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돼 이목을 끌었다. 그는 "경기력 때문이 아니라 그라운드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울분이 터진 것"이라며 "내 문제가 아니라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문제였다. 통제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히샬리송은 마지막으로 "나는 더 강해져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브라질 축구대표팀 소집 때도 포함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토트넘에서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다. 이번 주 심리 상담을 받을 예정이다. 경기를 잘 뛰고 경기 리듬을 유지하고, 좋은 컨디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히샬리송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급 공격수였다. 플루미넨세에서 가능성을 보이던 히샬리송은 2017년 왓포드에 입단했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한 시즌만에 에버턴으로 옷을 갈아 입었다. 에버턴에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히샬리송은 네시즌간 에버턴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017~2018시즌 13골을 폭발시킨 히샬리송은 다음해에도 13골을 기록했다. 2020~2021시즌 7골로 다소 주춤했지만, 2021~2022시즌에도 10골을 넣으며 에버턴의 한줄기 빛으로 활약했다.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정렬적인 플레이를 펼친 히샬리송은 EPL에서도 손꼽히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토트넘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2022~2023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토트넘은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해리 케인이 포진한 최전방에 케인을 대신할, 혹은 대체할 선수로 히샬리송을 점찍었다. 토트넘은 당시 구단 최고액인 무려 6000만파운드, 우리돈 약 994억원을 지불하며 히샬리송을 영입했다. 토트넘 팬들은 최고 수준의 공격수가 더해졌다며, 쌍수들고 환영했다. 히샬리송은 케인, 손흥민 등과 함께 최고의 공격진을 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히샬리송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리그에서 단 1골을 넣는데 그쳤다. 27경기나 나섰지만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포함, 단 3골 뿐이었다. 부상과 부진 등 역러 악재가 겹쳤다. 히샬리송의 부진 속 토트넘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유럽챔피언스리그는 커녕, 유로파리그, 유로파컨퍼런스리그 진출에도 실패했다. 결국 그를 영입한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경질됐다. 히샬리송은 그래도 카타르월드컵에 브라질 주전 공격수로 나서는 등 능력만큼은 인정을 받았다.

올 시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많은 팀들의 러브콜을 받던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케인은 토트넘의 상징 그 자체였다. 케인은 토트넘 최다 득점기록을 깬 것은 물론, 앨런 시어러의 EPL 통산 득점 기록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케인은 EPL에서만 213골을 기록한 최고의 골잡이였다. 지난 시즌에도 엘링 홀란드에 밀리기는 했지만, 변함없는 득점력을 과시하며 최악이었던 토트넘의 공격진을 사실상 홀로 이끌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시 한번 히샬리송을 중용했다. 하지만 역시 상황은 같았다. 히샬리송은 앞서 3번의 리그 경기에서 스리톱의 중앙 공격수로 나섰지만,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리그컵에서 한 골을 넣었지만, 정작 중요한 리그 경기에서는 여전히 부진했다. 슈팅 기회가 와도 자신감이 없었다. 토트넘이 전체적으로 공격축구로 기조를 바꿨음에도 히샬리송의 득점력은 도통 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지난 번리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왼쪽 측면에서 뛰던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위치를 바꿨다. 이전 경기에서도 손흥민을 종종 최전방에 기용했지만, 선발은 처음이었다. 손흥민은 기대에 100% 부응했다. 푸스카스상의 기분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번리전,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해결사 본능을 뿜어냈다. 출발은 주춤했다. 번리가 경기 시작 4분 만에 선제골을 폭발했다. 루카 콜레오쇼의 크로스를 라일 포스터가 선제골로 연결했다.

손흥민을 위한 리허설에 불과했다. 손흥민은 전반 16분, 후반 18분, 후반 21분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번리를 제압했다. 첫 골은 특유의 스프린트로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솔로몬과 침착하게 패스를 주고 받으며 상대를 흔들었다.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2명을 '희롱'하는 그림같은 오른발 칩샷으로 골문을 갈랐다. 손흥민은 후반 18분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또 한번 골네트를 갈랐다. 3분 뒤에는 포로의 패스를 깔끔한 왼발슛으로 득점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사실상 희비는 엇갈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해트트릭으로 임무를 완수한 손흥민을 후반 27분 히샬리송과 교체하며 휴식을 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꼭 껴안으며 믿음을 드러냈다.

히샬리송의 부진은 소속팀 뿐만 아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3골-1도움을 올리며 주포 역할을 했던 히샬리송은 올해 대표팀에서도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배제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페루, 볼리비아와의 2연전에도 모처럼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결정적 찬스에서는 한발 물러서는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이더니, 벤치에서 눈물까지 보였다.

원인은 역시 마음이었다. 경기 외적인 문제였음이 드러났다. 원인이 밝혀진만큼, 토트넘은 심리 치료 등 적극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호재다. 손흥민이 이번 해트트릭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영국 언론은 여전히 히샬리송이 장기적으로는 더 좋은 옵션으로 평가하고 있다. 많은 레전드들이 토트넘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히샬리송이 부활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실제 손흥민이 지금처럼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히샬리송이 중앙에서 득점포를 가동할 경우, 토트넘의 공격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토트넘은 16일 셰필드와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리그 재개에 나선다. 그 다음 주말에는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가 예정되어 있고, 내달 1일에는 리버풀과 맞대결을 펼친다. 초반이기는 하지만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토트넘, 지난 시즌 이상의 성적을 위해서는 히샬리송의 부활이 필요하다. 그 실마리를 찾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