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가 포스트시즌을 포기하면서 에인절스 관련 뉴스는 온통 오타니 쇼헤이의 FA 행보에 관한 것이다.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으로 투수로 이미 시즌을 접었고, 타자로는 옆구리 통증으로 9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도 빠져 최근 5경기 연속 결장했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 않았을 뿐 본인의 출전 의사와 상관 없이 구단은 '타자 오타니'도 사실상 시즌을 정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타니가 투타 겸업을 본격화한 것은 2021년으로 올해가 3번째 시즌이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의 MVP 투표에서 2021년에는 만장일치의 표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에 이어 2위에 그쳤으나 올시즌 다시 만장일치 MVP가 유력시되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최근 들어 11월 초 막을 여는 FA 시장에서 오타니가 어떤 선택을 할 지에 관해 추측성 보도를 집중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오타니나 에이전트가 계약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으니, 지금 시점에서는 소문과 관계자 전언을 통한 보도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타니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대략적인 윤곽은 나왔다고 해도 무리는 없다. 크게 두 가지 측면이다. 어떤 대우로 어느 팀과 계약하느냐인데, 대우는 조건과 돈, 팀은 우승 전력과 지리적 위치로 구분해 따져볼 수 있다.
디 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지난 8일 "지리적 위치가 오타니의 팀 선택에 있어 중요한 기준은 아니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오타니의 생각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그가 서부지구를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FA 협상에서 적어도 최고의 조건을 제시하는 팀이라면 우승 전력을 지리적 위치보다 더 중요하게 볼 것"이라며 "오타니는 열린 마인드와 시각으로 FA 시장을 살펴볼 것이라는데, 같은 조건이라면 서부를 선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정해진 것은 아니고 우승 전력이 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2017년 12월 포스팅 때 고른 최종 후보 7팀 중 6팀이 서부지구 팀이었다. 그가 서부지구를 선호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메이저리그 6년을 뛴 오타니가 여전히 서부지구를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배제하지도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어 보든은 "오타니는 가장 큰 무대의 중심에 서고 싶어한다. 매년 할로윈 시즌에 야구를 하고 월드시리즈 우승 후 백악관을 방문하고 싶어한다"며 "몇몇 빅마킷 구단 고위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오타니와 같은 특별한 재능과 독특한 특징을 지닌 선수라면 다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고 해도 5억달러는 줘야 영입할 수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대략적인 몸값이 나온 것이다. 팔꿈치 인대 부상을 입어 투수 복귀가 1년 이상 미뤄지거나 영원히 던지지 못하더라도 오타니의 '경제적 효과(economic boost)'를 감안하면 5억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오타니측도 최소 5억달러를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중요한 선택 기준은 우승 전력이라는 건 변함이 없다. 오타니는 지난 7월 올스타전에 참가해 가진 현지 인터뷰에서 통역을 통해 "진다는 것은 짜증나는 일이다(It sucks to lose). 이기고 싶은 마음이 매년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팀은 한정돼 있다고 봐야 하는데, 현 소속팀 에인절스는 전력과 재정 측면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다.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지난 7일 오타니를 영입할 수 있는 구단을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카고 컵스, 텍사스 레인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보스턴 레드삭스 순으로 랭킹을 매겼다. 샌디에이고를 빼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거나 다투고 있는 팀들이다.
종합하면, 최고의 조건의 제시하는 팀이 우승 전력이고 서부에 위치해 있다면 오타니에게 이상적인 종착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