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최원태. LG 트윈스에겐 KIA 타이거즈전 승리 보증수표였다. KIA엔 공포의 이름이었다.
키움 시절이던 지난해부터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올해까지 6경기에서 단 한 번의 패비 없이 4승을 챙겼다. 올해는 3경기 21이닝에서 단 1실점만 하는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단 한 개의 피홈런도 없었고, 78타자를 상대하며 볼넷은 단 3개를 내주는 데 그쳤다.
그런데 이런 최원태가 처참하게 무너졌다.
최원태는 1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2⅔이닝 8안타 5볼넷 3탈삼진 7실점했다. 총 투구수는 81개.
첫 회부터 불안했다. 1사후 김도영에 볼넷과 도루를 허용한 뒤 나성범에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한 최원태는 최형우의 안타까지 더해져 이어진 2사 1, 3루에서 김선빈이 친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안타로 연결돼 2실점째를 기록했다. 2회엔 선두 타자 황대인에 볼넷을 내준 뒤 김태군의 희생번트와 박찬호의 안타로 이어진 1사 1, 3루에서 김도영의 희생플라이 때 황대인이 홈을 밟아 다시 실점했고, 나성범의 적시타 때 박찬호까지 홈인, 또 2실점 했다.
LG는 3회초 2득점에 성공하면서 추격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최원태는 선두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에 볼넷을 내주고 김선빈에 안타를 허용한 뒤 황대인에도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김태군에 우중간 적시타, 박찬호에 희생타, 김도영에 적시타를 맞으며 3실점이 더해졌다. 최원태가 부상으로 빠진 나성범을 대신해 나선 최원준에도 볼넷을 내주자 결국 LG 염경엽 감독은 이우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총 투구수는 81개. 이우찬이 최형우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뽑아내면서 최원태의 실점은 더 늘어나지 않았다.
최원태는 LG 토종 선발 중 가장 계산이 서는 투수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NC전에서 4이닝 간 11실점(9자책점)한 데 이어 KIA전에서 또 무너지는 등 최근 기복이 역력하다. 가을야구를 준비해야 하는 LG 벤치 입장에선 최원태의 거듭된 난조에 고민이 쌓일 수밖에 없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