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의 '통큰 협조'는 기대할 수 없었던 걸까.
대한축구협회는 8일 "9월 A매치에 소집됐던 홍현석(헨트)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협조가 완료돼 9일 귀국해 창원에서 훈련하는 황선홍호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현석은 8일 웨일스 카디프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9월 A매치 친선전 첫 경기에 선발출전했다. 측면 미드필더 포지션에 배치돼 부상 결장한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역할을 대신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이날 0대0 무승부의 결과로 부임 후 5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부진에 휩싸인 상황에서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중인 황선홍호에 협조하고자 홍현석을 조기 소집해제했다.
하지만 홍현석과 함께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풀백 설영우(울산)는 그대로 팀에 남기기로 했다. 13일 뉴캐슬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전까지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웨일스전이 끝나고 팀 내 부상과 컨디션, 경기력 등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가급적 AG(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조기 합류하도록 하겠다"고 협조를 약속했다.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가급적"이란 단서를 달긴 했으나, 이 발언을 접한 황선홍호는 두 선수가 적어도 10일 전후로는 창원에 도착해 발을 맞추길 기대했다.
웨일스전 0대0 무승부를 포함해 부임 후 5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도 아시안게임 3연속 금메달을 위해 나름대로 배려를 했다. 미드필더 백승호, 공격수 송민규(이상 전북), 윙어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풀백 박규현(드레스덴) 등을 발탁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선홍호는 선수 한 명이 급한 상황이다. '크랙'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아시안게임 본선 차출에 관해 소속팀과 협상을 매듭짓지 못해 노심초사하는 와중이다.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의 합류 여부가 13일에 최종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강인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창의적인 왼발잡이 공격형 미드필더' 홍현석의 빠른 합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설영우의 합류도 마찬가지다. 황 감독은 설영우를 주전 풀백으로 활용하기 위해 와일드카드로 발탁했다.
홍현석은 9일에 합류 예정이지만, 설영우는 사우디전까지 치른 이후인 13일~14일쯤 합류한다. 대표팀은 12일 파주축구대표팀훈련센터(NFC)로 장소를 옮겨 훈련한다. 팀이 16일에 결전지인 항저우로 출국하는 까닭에 기존 수비수들과 발을 맞출 시간이 길어야 4~5일이다. 수비는 조직력과 호흡이 중요한 포지션이란 점에서 걱정이 앞선다.
설영우는 박진섭(전북) 이한범(미트윌란) 박규현 황재원(대구) 등 다른 수비진과 소속팀,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다. 여기에 '울산→카디프→뉴캐슬→파주→항저우'로 이동하는 강행군 속 시차 및 컨디션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