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국민 MC' 유재석부터 '동엽신' 신동엽까지, TV를 넘어 유튜브 예능에 진출하고 있다.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 베테랑 MC들의 '무한도전'은 통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예능 1인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뷔 33년차' 베테랑 MC 유재석은 가장 먼저 웹예능에 뛰어 들었다. MBC '놀면 뭐하니?', SBS '런닝맨',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 오랜시간 간판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2018년부터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로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스트리밍 플랫폼 시스템에 첫 발을 딛었다.
'범인은 바로 너!'는 넷플릭스가 최초로 선보이는 국내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다. 미디어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은 유재석의 발빠른 행보는 동남아 등 해외 지역에서 시청 톱10 순위 안에 랭크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후 시청자들과 실시간 소통해야 하는 카카오페이지 '플레이유' 시리즈, 한국 전통 노동을 체험하는 넷플릭스 '코리안넘버원', 최근 탈출을 뒤집어 버티는 데 초점을 맞춘 디즈니+ '더 존: 버텨야 산다' 까지 다양한 채널을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의 스트리밍 콘텐츠를 선택하는 유재석의 도전은 그동안 쌓아 온 노련함과 경험치가 만나 시너지를 낳고 있다. 다른 예능인들과 업계에 긍정적 자극을 주며 '위기설'에도 흔들림 없는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유재석은 지난해 유튜브 채널 '뜬뜬'의 웹예능 '핑계고'를 만들었다. '핑계고'는 유재석이 친분이 깊은 게스트들과 수다 떠는 내용으로, 평균 조회수 300만 회를 돌파하며 인기 채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런 그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닌 바, 지난 7일 '핑계고'에서 가수 김종민, 데프콘을 초대해 수다를 떨던 유재석은 "OTT도 생겨서 우리 일자리도 늘어나고 더 좋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콘텐츠가 많아지다 보니까 화제가 되기도 힘들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유재석은 "한 번 작품이 터지면 화제성이 1년까지도 갔다. 최소 6개월은 갔는데 대박이 나도 이젠 몇 개월을 못 간다"라며, "요즘은 본인 관심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많이 보신다. '그거 봤어?'라고 물어보면 '당연하지'가 기본이었는데 이제는 '그거 뭐야? 인기 있어? 한 번 볼게' 이런 느낌이다. 내가 재밌게 본다고 해서 내 주변 사람까지 이걸 같이 보는 건 아니다"라며 씁쓸해했다.
그런가 하면, 유재석 못지 않은 배테랑 MC 신동엽도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동엽은 지난 4일 쿠팡의 자회사 씨피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신동엽은 SBS '동물농장', MBC '실화탐사대', tvN '놀라운 토요일',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다수의 교양·예능 TV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연예계 대표 애주가'로 유명한 신동엽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을 개설했다. '짠한형 신동엽'은 지난 4일 공개된 1회는 게스트 이효리의 영향까지 더해져 공개된지 16시간 만에 164만뷰를 돌파하면서 남다른 파급력을 자랑했다. 공개 10일 만에 구독자 30만 명을 돌파한 채널은 신동엽의 저력을 입증했다.
신동엽은 지난 7일 가수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 '성시경의 먹을텐데'에 출연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1년 전부터 계속 (유튜브를 하겠다고) 얘기해 왔다"고 하자, 성시경은"10글자 말이 생각났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형이 유튜브를 왜 하냐. 진짜로 형의 사생활을 공유하고 싶은 거냐. (아니면) 형이 못하는, 더 웃긴 무언가를 하고 싶은 거냐. 아니면 더 더 더 부자가 되고 싶냐"면서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신동엽은 "(내가 할 유튜브 콘텐츠는) 이 사람 저 사람 (내 유튜브 채널에) 나와서 얘기하는 건데, 그 감각을 잃기 싫다. 유지하고 싶다"며 "새로운 걸 느끼고 싶고 이런 게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게, 내가 느끼기엔 '뭐가 그렇게 재밌는 거지' 하는 것들이 있었다. 유튜브 감성은 다르다고 해서 도전해 보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성시경은 "형이 (유튜브의 세계로) 들어온다니까 전통시장 앞에 대형마트가 들어올 때 할머니들의 마음을 느끼게 됐다. '못됐다' 싶은 거 있지 않냐"고 응수해 재미를 더했다.
신동엽 역시 유재석처럼 '새로운 걸 느끼고 싶은' 도전인 셈이다. 다소 늦은 진출이지만, '예능 타노스급'으로 불리는 신동엽의 아슬아슬한 '19금 토크'가 기대를 모으게 한다.
더불어 쿠팡플레이는 "글로벌 OTT의 독점이 우려되는 국내 시장에서 씨피엔터테인먼트가 우수한 한국 콘텐트를 더 많이 제작해 제공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SNL 코리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신동엽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OTT의 새로운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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