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가수 서수남이 굴곡진 가정사를 털어놨다.
지난 3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서는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1세대 포크 & 컨트리송 가수 서수남의 인생 이야기가 그려졌다.
62년 차 베테랑 가수 서수남은 60년대 대한민국에 흔하지 않았던 포크 & 컨트리송 장르를 선보이며 통기타 하나로 미8군 무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카우보이 복장과 190㎝에 가까운 키는 대중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서수남은 개그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하청일과 함께 콤비로 활동했다. 이들은 전 세대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돌연 해체 선언으로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이로 인해 불화설을 비롯한 온갖 루머가 떠돌며 서수남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서수남은 해체한 원인에 대해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하청일 씨와 작업을 했다. 당시 하청일 씨 스포츠용품 사업이 잘됐다. 그런데 IMF(경제위기)로 힘들어지면서 부도를 맞았고 결국 사업을 접고 이민을 선택했다. 그 바람에 해체가 됐다"고 전했다.
가족만큼 소중했기에 더 아쉬웠던 이별. 서수남은 "당시 마음이 굉장히 허전했다. 20년 동안 같이 노래하면서 사실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나는 나대로 혼자 활동을 하니까 굉장히 서운한 점이 많았다. 생각도 많이 나고"라고 털어놨다.
해체 이후에도 꾸준히 활동했던 서수남은 다수의 히트곡 덕에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갑작스러운 아내의 금융 사고와 어머니와의 이별, 딸의 죽음으로 시련을 맞게 됐다.
과거 서수남의 아내는 금융사고로 빚 17억을 남기고 잠적한 바, 서수남은 "서수남은 "2000년도에 아이들 엄마에게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제 곁을 떠났다"며 "돈 문제들이 여기저기 얽혀 있어서 한 10년 동안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는 어려움을 겪었다. 빚에 쫓겨 본 사람이 아니면 빚진 자의 고통을 알 수가 없다. 누군가의 원성을 듣고 사는 삶이 너무 억울했다.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쉽지 않아서 좌절감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에게 시련은 계속 찾아왔다. 암으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3년 후 큰 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 서수남은 "미국에서 사고가 났고 응급실에 있다고 연락받고 그 이튿날 전화했더니 벌써 사망했다고 하더라. 인천공항에서 유골을 받아오는데 '이거는 못할 짓이다' 싶었다. 자식을 죽으면 가슴을 묻는다고. 참 슬프더라"라고 눈물을 보였다.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서수남은 남은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게 됐다. 그는 "어머니와 나하고 둘만 살다가 결혼하고 아이 셋을 얻었다. 딸만 셋을 키우다가 첫째 아이가 사고로 죽었다. 그런 고통에서 빠져나가고 싶었는데 쉽지가 않았다. 어머니와 딸이 세상을 떠나고서 알게 모르게 고독병과 우울증이 생겼다. 사람들의 온기가 필요했고 먼저 다가와서 위로해 주는 사람이 필요했다"고 밝히며 여자 친구를 공개했다.
서수남은 여자친구와 2년째 열애 중이라고. 그는 여자 친구에 대해 "내 노래에 관심이 많고 나에게 힘이 되어준 사람. 누구보다 위로가 많이 되어주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