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이걸 네가 왜?'
홈런을 치고 홈 플레이트를 꾹 밟은 최정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SSG의 경기, SSG 최정이 경기를 뒤집는 2점홈런을 터뜨렸다.
최정은 팀이 4대5로 뒤진 5회말 무사 1루 상황, 선발투수 이의리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박준표의 5구째 142㎞ 투심을 걷어올려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역전 투런포를 날렸다.
최정의 시즌 25호 홈런포였다. 최정의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은 SSG는 6대5 한점차 리드를 시작했다. 최정은 이 홈런으로 전날 30호 홈런을 기록한 한화 노시환을 바짝 추격했다.
베이스를 유유히 돌아 홈인하며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최정의 앞에 선 에레디아의 행동에 눈길이 쏠렸다.
최정에 앞서 홈을 밟던 에레디아가 배트걸의 손에 든 인형을 향해 손을 뻗었다.
홈런을 친 선수는 최정인데, 왜 인형을 받아 들었던 것일까. 의문은 곧바로 해결됐다.
배트걸은 한 손엔 홈런 인형을 한 손엔 심판에게 전할 공을 함께 들고 서 있었다.
손이 모자란 그녀의 짐을 덜어주기 위한 에레디아의 센스가 발동한 것이었을까. 인형을 직접 전해주며 최정의 홈런을 축하해주고 싶었던걸까.
홈런 인형을 먼저 손에 받아든 에레디아는 최정에게 경의를 표하듯 공손한 모습으로 인형을 전해주었고 에레디아의 축하를 받은 최정도 고마움의 미소를 전하며 역전포의 기쁨을 만끽했다.
넘치는 흥과 파이팅으로 팀의 활력을 불어 넣는 에레디아. 부상을 털고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 활약하는 그의 모습이 보는 이를 즐겁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