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의 분노가 활화산처럼 터질 만한 소식이 나왔다. 지난해 11월부터 거의 1년간 끌어오면서 거의 성사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던 구단 매각작업이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맨유를 소유하고 있는 글레이저 가문이 결국 판을 엎어버렸다. '글레이저 OUT'을 부르짖던 맨유 팬들이 미치고 팔짝 뛸 만한 소식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3일(한국시각) '맨유가 글레이저 가문에 의해 매각시장에서 철수될 것이다. 입찰자들이 끝내 글레이저 가문이 원하는 금액에 맞추지 못했다. 글레이저 가문은 100억 파운드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글레이저 가문 최측근의 말을 인용해 '글레이저가 예상가격에 도달하지 못하자 결국 맨유 매각작업을 중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맨유 팬들의 엄청난 반발과 분노를 일으킬 만한 소식이다. 맨유 팬들은 그간 팀의 발전을 위한 투자에 인색했던 글레이저 가문의 퇴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때문에 지난해 말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맨유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매각 협상은 매우 진지하게 진행됐다. 최종적으로 셰이크 자심 카타르 은행 회장과 짐 랫클리프 이네오스 회장의 2파전이 됐다. 이 양자대결에서 셰이크 자심이 승리한 것처럼 보였다. 셰이크 자심은 맨유 인수대금으로 50억파운드(약 8조 3189억원)를 제시하면서 지분 100% 인수를 요구했다. '영국 최고갑부'로 불리는 랫클리프 경은 이에 반해 총 인수대금은 다소 낮았지만, 글레이저 가문의 지분을 일부 유지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협상은 계속 이어졌다. 매각 총액이 높은 셰이크 자심 측의 제안이 받아들여지는 듯 했다. 하지만 글레이저 가문이 결국 이 제안도 거부했다. 글레이저 가문은 무려 100억파운드를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 내부 소식통은 데일리메일을 통해 "글레이저 가문 사람들은 워낙에 낯짝이 두꺼워서 어떠한 경우라도 부정적인 팬들의 반응에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원래 글레이저 가문의 계획은 다수의 진지한 입찰자를 유치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은 실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즉 글레이저 가문은 여러 명의 입찰자가 달려들어 경쟁하면서 맨유 매각 액수를 높이려 했지만, 고작 두 명의 입찰자만 남은 상황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글레이저 가문은 결국 예상보다 훨씬 낮은 맨유 매각 금액에 실망한 나머지 지난 10개월간의 매각 작업을 원점으로 돌리려한다. 내부 소식통은 "글레이저 가문은 더 많은 입찰자의 유치를 희망하면서 2025년에 다시 구단을 매각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