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또 한 시대가 지나가는 것일까.
KIA 타이거즈 '신인왕' 이의리(21)가 2년 연속 10승에 성공했다. 이의리는 1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5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투구를 펼치면서 시즌 10승에 성공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1년 19경기 4승5패, 평균자책점 3.61로 KBO리그 신인상을 거머쥔 이의리는 지난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엔 지난해보다 9경기 빠른 2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0승에 성공하면서 성장세를 증명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4월 2일 인천 SSG전에서 5이닝 1자책(3실점)으로 시즌 첫 승에 성공한 이의리는 이후 5번의 등판에서 1승2패에 그쳤다. 하지만 5월 4차례 등판에서 2승(1패)을 수확했고, 6~7월에도 각각 2승씩을 보태면서 순항했다. 지난 3일 광주 삼성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시즌 9승에 성공한 이의리는 9일 광주 LG전에서 6이닝 2자책(4실점) 호투를 펼치고도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하지만 키움전에선 타선이 일찌감치 득점 레이스에 들어가면서 편안한 투구를 펼쳤다. 팀이 9-0으로 앞선 6회초 안타-볼넷-2루타로 실점했으나, 이어진 1사 2, 3루 추가점 위기를 잘 막아내면서 QS 투구를 완성했다.
이의리는 경기 후 2년 연속 10승 달성에 대해 "아직 시즌 중이라 크게 와닿진 않는다. 그저 팀 승리에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키움 타자들이 공을 잘 고르고, 자기 만의 존이 확고한 스타일이 많아 최대한 (공을) 치게 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날 커브 구사를 두고는 "(김)태군 선배가 적절하게 써주셨다. 나는 밸런스에만 신경 쓰면서 했다. (리드를) 믿고 따르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동안 KIA 마운드를 대표하는 에이스는 양현종(35)이었다. 2017시즌 20승을 거두며 KIA의 V11을 이끈 양현종은 KBO리그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부침이 심해지고 있다. 우천 노게임 선언된 8일 광주 LG 트윈스전(2이닝 8실점)에 이어 15일 광주 키움전(5⅓이닝 7실점)에서도 대량 실점을 내주면서 결국 1군 말소, 재조정에 돌입했다. 시즌 성적은 19경기 5승7패, 평균자책점 4.39. 이런 가운데 양현종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이의리는 시즌 중 기복 속에서도 꾸준하게 승수를 챙기면서 사실상 올 시즌 토종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다.
지는 해가 있으면 뜨는 해도 있다. 이의리의 2년 연속 10승 달성, 새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장면이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