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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떨친 준우승 불운→다시 찾은 아빠→4승 찬스, 박현경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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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제주 서귀포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펼쳐지고 있는 두산건설 위브(We've) 챔피언십에 출전한 박현경은 최근 캐디를 교체했다.

지난 주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부터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3승 때 자신의 곁을 지킨 아버지 박세수씨에게 다시 백을 맡겼다.

박 씨는 KPGA(한국프로골프) 코리안투어 선수로 2부 투어에서 2승을 따낸 바 있다. 이후 박현경의 캐디를 맡아 그림자 역할을 했으나, 올해부터 딸의 의사를 존중해 백을 내려놓고 응원에 전념해왔다.

12일 대회 2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치면서 단독 선두로 뛰어 오른 박현경은 "2023시즌 개막전 이후 5언더파 친 것 오늘이 처음이다. 그 전까지는 퍼트가 안 돼 찬스 왔을 때 살리지 못했을 만큼 상반기엔 퍼트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래서 아버지를 다시 찾았다. 아버지가 나보다 그린 경사를 잘 읽는 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버지를 믿고 하고 있다"며 "내가 보는 라인과 아버지가 보는 라인이 비슷하면 잘 들어가는 경향이 있다. 내일도 잘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13번홀(파5)에서 오르막 슬라이스 라인이었는데 아버지가 본 것과 내가 본 것이 조금 달랐다. 아버지의 의견으로 쳤는데 살짝 비켜갔다"며 "14번홀 내리막 훅라인에서는 내게 '본대로 치라'고 하시더라. 퍼트감이 좋아서 그런지 그 퍼트는 성공했다. 그래도 아버지가 라인 잘 본다는 확신이 있어서 심적으로 스트로크를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현경은 올해 3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 2021년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에서 3승을 거둔 뒤 올해까지 준우승만 9번째.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에 대한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13일 최종 라운드에서 박현경은 아직 KLPGA투어 첫승을 노리는 이수진 김민선과 한 조에서 플레이 한다.

박현경은 "김민선은 2~3년 훈련을 함께 해왔다. 올해도 전지훈련을 함께 해 플레이스타일을 잘 안다. 이수진 언니도 함께 친 경험이 있다"면서도 "내일은 동반자보다는 나 자신과의 대결이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두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동안 무관중 우승만 있었다. 유관중 우승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일 티 샷과 퍼트가 중요하다. 아이언은 퍼트 감이 좋기 때문에 그린에 올리기만 하면 될 것 같다. 페어웨이가 넓은 편이 아니라 코스 안에만 살아있고 그린에 올리면 마무리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투어를 뛰면서 마지막 날 선두 경험은 거의 없었는데, 기회 왔다고 생각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보겠다. 그리고 마지막 우승 이후 준우승만 9번했는데,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듯 내일 잘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