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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렐라가 '계륵' 신세? LG, KIA 견줄만한 리그 최강 외야 완성시킨 리그 최단신 작은 거인 "매일 가장 먼저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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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후반기 4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후반기 타율 1위는 누구일까.

삼성 구자욱도, KIA 나성범도 아니다. 1m63의 신장으로 김지찬과 함께 리그 최단신 외야수 김성윤(24)이다.

37타수17안타(0.459)로 구자욱(0.433) 나성범(0.404)보다 높다.

그렇다고 OPS가 떨어지느냐? 그것도 아니다.

장타율 0.595, 출루율 0.512로 1.107이다. 나성범의 1.177(0.660+0.517)보다 조금 낮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 구자욱의 1.061(0.582+0.479)보다 높다.

무명의 백업 출신 외야수의 약진. 반짝 활약일까.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김성윤의 단점은 딱 하나. 키가 작다는 사실 뿐이었다. 지난 7월27일 막을 내린 청룡기고교야구 준우승 팀 물금고 돌풍의 근원지 양산 원동중 시절 '키만 크면 메이저리그에 갈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완벽한 소질의 야수였다.

실제 김성윤은 툴가이다. 엄청난 스피드에 강한 어깨, 벌크업으로 다져진 단단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윙스피드로 배팅 파워까지 갖췄다. 해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22세의 예비역 외야수. 매력적이다.

호세 피렐라가 몸살 증세로 빠진 사이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했던 김성윤은 벤치를 행복한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타석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는 간결하면서도 빠른 스윙스피드로 힘이 실린 배팅. 밀어쳐서 날카로운 타구를 연신 만들어낸다. 발이 워낙 빨라 내야를 긴장시킨다. 1루까지 3.8초면 도달한다. 퀵모션이 빠르지 않은 투수에게는 단타가 2루타나 다름 없다.

게다가 외야 수비력도 최상급이다. 중견수와 코너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외야수. 빠른 발로 엄청나게 넓은 수비 폭을 자랑한다. 온 몸을 던져 잡아내는 투지도 있다. 여기에 강한 어깨까지 자랑한다. 리그 최고 중견수 LG 박해민은 삼성 시절 김성윤의 강견을 보고 부러워 하기도 했다.

이런 선수를 피렐라가 돌아온다고 안 쓸 수는 없다. 삼성 외야에는 김현준 구자욱 등 후반기 최고 상승세인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김성윤 김현준 구자욱으로만도 리그 최강급 외야진인데 피렐라까지 돌아와 가세한다.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LG(문성주 박해민 홍창기 김현수)나 KIA(이우성 소크라테스 나성범 최형우)에 뒤질 것 없는 최강 외야 라인업. 김성윤이 완성했다. 이런 완벽한 5툴 플레이어가 왜 지금에야 빛을 보고 있는걸까.

김성윤은 타고난 소질에 엄청난 노력이 결합된 준비된 주전 외야수였다. 퓨처스리그에서도 군입대 전후로 4시즌 연속 3할타울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무려 3할6푼의 고타율로 펄펄 날았다. 다만, 탄탄한 외야 라인업으로 인해 좀처럼 꾸준한 1군 기회를 받지 못했다.

가끔 1군에 올라와 기회를 받으면 너무 잘해야 한다는 의욕에 발목이 잡혔다. 불필요한 힘이 들어갔고, 과하게 몰입하다보니 불필요한 플레이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퓨처스리그 맹활약을 바탕으로 올시즌 1군 출전 기회가 잦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당연한 포텐을 터뜨리기 시작하며 확실한 1군선수로 자리매김 했다.

김성윤은 소질만큼 팀 내에서 가장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 중 하나다. 삼성 관계자는 "홈 경기 때 늘 아침부터 가장 먼저 라이온즈파크에 나와 웨이트를 하는 선수"라고 증언한다.

작은 키에도 불구, 팀 내 최고 거포 김동엽 만큼 스쿼트를 소화할 정도의 파워를 갖추게 된 건 이러한 부단한 노력의 결과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