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경기 시간이 다가올 수록 긴장감이 생겼는데…."
20년 전이었던 2003년. 삼성 라이온즈 '선수' 이승엽은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었다.
이승엽은 10월 2일 대구시민 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승엽의 시즌 56호 홈런.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이었다.
2017년을 끝으로 선수 이승엽은 은퇴를 했다. 2023년 시즌을 앞두고 이승엽은 두산 베어스 사령탑이 됐다.
감독 이승엽은 또 하나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7월 시작과 함께 승리를 쌓아간 두산은 어느덧 올스타 휴식기를 지나 어느덧 10연승을 달렸다.
10연승은 두산 구단 최다 연승으로 2000년 김인식 감독과 2018년 김태형 감독 두 차례 밖에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아울러 신임 감독 최다 연승도 함께 달성했다. 역대 리그에서 정식 감독으로 취임한 첫 해 달성한 최다 연승은 10연승으로 1997년 천보성 LG 감독, 1999년 이희수 한화 감독, 2000년 이광은 LG 감독 3명 밖에 없다.
1승을 더하면 두산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과 '1년 차 감독' 최다 연승 신기록을 더하게 된다.
비로 인해서 22일과 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25일 홈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도전하게 됐다.
25일 경기를 앞둔 이 감독은 "별 느낌 없다. 정규시즌 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오늘 한 경기를 위해서 모든 걸 걸 수는 없다. 순리대로 준비했던 걸 똑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선수 신기록과 감독 신기록. 이 감독은 '선수 시절'이 긴장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 때와는 다르다. 그 때는 직접 플레이하고 뛰기 문에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이 생겼다"라며 "지금은 그런 거 없다. 선수들이 그냥 나가서 잘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판단하는 역할이니 다른 거 같다"고 말했다.
긴장을 덜했지만, 순간의 기쁨은 지금이 더 많다. 이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적시타 한 방, 홈런 한 방에 환하게 웃고 박수를 보냈고, 방송 중계에 그대로 나왔다. 이 감독은 "감독이 돼 보니 선수들이 안타를 치고 좋은 장면이 나오고 생각대로 이뤄지면 내가 더 기쁘다. 억지로 참을 수 없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당연한 것 같다" 미소를 지었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