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
장충고는 지난 2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 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8강전 마산용마고와의 8강전을 앞두고 반가운 '선배'를 만났다.
지난해까지 장충고 유니폼을 입고 뛰다가 2023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1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을 받은 이민준(19).
비가 만들어준 깜짝 방문이었다. 이번 청룡기 대회는 비로 인해서 일정이 계속해서 밀렸다. 밀리고 밀려서 지난 23일 장충고와 마산용마고의 8강전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장맛비로 인해 24일에 결국 성사됐다.
마침 군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에 있던 이민준은 후배들의 8강전 경기 소식에 목동구장으로 한달음 달려왔다.
1년 후배들은 어느덧 주축 선수가 돼서 팀을 이끌기 시작했다. 올해 장충고는 전체 황준서 김윤하 육선엽 조동욱 원종해 등 상위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투수가 대거 있다.
이민준은 "(황)준서는 워낙 2학년 때부터 배짱있게 공을 던졌다. 무엇보다 (김)윤하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성장을 한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장충고는 우승은 없었지만, 이마트배 준우승을 비롯해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는 탄탄한 투수진을 바탕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민준은 "작년에 우승은 못했지만, 비교적 성적이 잘 나와서 올해에도 성적이 잘 나올 거라는 시선이 이어져 선수들이 부담을 많이 가진 거 같다. 너무 신경쓰면 자기 플레이를 못하니 부담갖지 말고 즐기라고 해줬다"고 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열정을 다하고 있는 후배의 모습에 이민준도 1년 전 자신을 떠올렸다. 그는 "진짜 이 날씨에 어떻게 야구를 했나 싶기도 하면서도 이제 친구들과 야구를 할 수 없으니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장충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는 전체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는 장현석(마산용마고)과 황준서(장충고)의 대결. 장현석은 6⅔이닝 동안 14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괴력을 뽐냈고, 황준서는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체 1순위'로 유력한 장현석은 메이저리그 도전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 KBO 잔류를 택한다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는 한화행이 유력하다. 반면 장현석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한다면 황준서가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다.
이민준에게 '장현석과 황준서. 누가 한화에 왔으면 좋겠나'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민준은 "둘 다 이미 프로 레벨인 거 같다. 두 선수 모두 좋은 투수니 누가 오든 상관없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원래 알고 지냈던 (황)준서가…"라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올해 이민준은 프로 1년 차로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탄탄하게 길을 걸었다. 비록 4경기 출장에 그치긴 했지만, 1군 콜업도 받았고, 퓨처스 올스타로 뽑히기도 했다.
이민준은 "생각보다 1군 콜업도 빨리 됐고, 퓨처스 올스타는 생각도 안 했는데 나가게 됐다. 전반기를 잘 마친 거 같아서 만족스럽다. 후반기 준비도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목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