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초구부터 날카롭게 돌린 배트, 힘차게 날아간 타구가 좌측담장을 훌쩍 넘었다.
마산고 박현우가 부산고 에이스 원상현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마산고의 승리에 쇄기를 박았다.
마산고는 17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8회 청룡기 고교야구 부산고와의 32강전 경기에서 5대2로 승리했다.
1회전에서 우승 후보 덕수고를 꺾은 마산고의 기세는 무서웠다. 마산고는 1회말 리드오프 양재민이 볼넷으로 진루한 후 박현우의 희생번트로 만들어진 2사 2루 찬스에서 이정윤이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선취득점에 성공했고 4회말 1사 2, 3루에서 이재원의 1루 땅볼때 홈 송구가 뒤로 빠진 사이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3대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7회말 0대3으로 뒤지고 있던 부산고는 추가실점을 막기 위해 에이스 원상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박현우는 원상현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홈런을 날린 박현우는 기쁨에 휩싸인채 베이스를 돌았고 훌쩍 뛰어 두 발로 홈플레이트를 꾹 밟은 후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고교야구에서 볼 수 있는 낭만과 패기 그 자체였다. 마산고 동료들은 홈런과 함께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귀환한 박현우를 덕아웃 앞에까지 나와 환영하며 환호했고 끝까지 승리를 지키기 위해 투혼을 발휘했다.
경기는 5대2 마산고의 승리로 끝이 났다. 마산고는 덕수고에 이어 부산고까지 잡아내며 우승 후보를 연이어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경기가 종료되자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 한 가운데 모여 인사를 나누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들의 얼굴에선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 아닌 그라운드 위에서 모든 것을 다 쏟아내며 최선을 다한 서로를 향한 격려와 응원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