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알 수 없는 게 또 야구입니다."
1993년 제 48회 청룡기 야구 대회. 당시 정상에 선 팀은 경북고였다. KBO리그 개인 최다 홈런(467개)의 홈런을 친 이승엽 두산 감독이 뛰던 팀이었다.
당시 이 감독은 타이틀을 하나 거머쥐었다. '우수투수상'이었다. 한국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대타자'였지만, 고교시절 이 감독은 투수로서 재능을 더욱 뽐냈다.
경북고가 1993년 청룡기 우승할 당시 최고의 타자는 김수관 현 포철고 야구부 감독이었다. 최다홈런을 기록하면서 우승을 이끄는 그는 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김 감독은 경북고를 졸업한 뒤 한양대로 진학했고,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야구 대표팀으로도 활약했다. 이후 199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김 감독은 최근 두산이 포항 원정을 오자 이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옛날 이야기를 참 많이 했다"라며 남다른 우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투수 이승엽' 이야기가 나오자 "최고의 선수"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청룡기와 남다른 추억을 갖고 있는 김 감독은 이번 대회 '돌풍'을 다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포철고는 냉정하게 우승 전력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첫 경기에서 깔끔한 승리를 거두면서 2회전에 무난하게 진출했다.
1회전에서 부경고를 10대0으로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선발투수 임현준이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고, 타자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면서 빠르게 경기를 끝냈다.
포철고는 11일 오후 2시 분당BC과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탈 고교급 선수'가 많은 강호를 만날 수 있지만, 김 감독은 "야구는 알 수 없다"는 철학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2018년 광주동성고에 패배하기는 했지만, 결승전 무대를 밟아 봤다"라며 "지금의 팀 사정은 좋지 않을 수 있겠지만, 잘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전력은 밀릴 수 있지만, 충분히 강팀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조직력과 선수들의 근성은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다음 경기도 이겨서 최소한 8강은 물론 4강까지도 도전해보겠다"라며 "우리 팀은 똘똘 뭉쳐서 하는 팀이다. 한 번 파란을 일으켜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목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