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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플레잉 타임 99분→짜릿한 역전승, 벨 감독 "고강도" 외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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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콜린 벨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늘 하는 말이 있다. '고강도'다. 그는 부임 직후부터 줄곧 '고강도·적극적·열심히·뛰어'의 4가지 훈련 키워드를 강조했다. 2023년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를 묻는 질문에 '고강도'라고 답한 바 있다. 피지컬 측면에서 강한 팀들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그만큼 선수들이 더 뛰어야만 했다.

'벨호'는 '고강도' DNA를 새기고 세계 무대로 나아간다. 한국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공동으로 개최하는 2023년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에 출격한다. '벨호'는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 준우승하며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 세계 1호였다.

선수들은 월드컵을 앞두고 고강도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앞서 '에이스' 지소연(수원FC)은 "힘들다. 모든 선수가 힘든 중에도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분위기도 굉장히 좋다. 나는 유럽에서 뛰었다. 유럽 선수들은 굉장히 강하고 빠르다. 우리가 얼마나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제 조금씩 (체력적으로) 선수들도 준비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슬기(인천 현대제철)도 "내가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먹는 게 싫어졌다. 그 정도로 힘들었다. 고강도 훈련 덕에 체력적으로 많이 좋아졌다. 체력이 좋아지면 다른 요소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했다.

'벨호'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친선경기 겸 월드컵 출정식을 진행했다.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콜롬비아를 염두에 둔 매치업이었다. 이날 경기에선 벨 감독이 그동안 '고강도'를 외치고 또 외친 이유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봤을 때 한국이 우위다. 한국은 FIFA 랭킹 17위다. 3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반면, 아이티는 53위다.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합류했다.

뚜껑을 열었다. 한국은 아이티의 강력한 파워, 매서운 스피드에 혼쭐이 났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역습을 허용하며 아찔한 장면을 허용했다. '벨호'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한국은 전반 16분 선제골을 내줬다. 아이티는 중앙에서 단 한 번의 패스로 득점에 성공했다. 네리야 몽데시르(몽펠리에)가 골키퍼 김정미와의 1대1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완성했다. 다급해진 한국은 적극적으로 상대를 몰아 붙였다. 하지만 한국의 공격은 매끄럽지 않았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정미와 김혜리 대신 윤영글과 홍혜지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한국은 후반 5분 조소연이 상대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침착하게 성공해 1-1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후반 체력에서 상대를 몰아 붙였다. 후반 37분 기어코 역전골을 폭발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지소연이 건넨 볼을 장슬기가 환상 중거리포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이 득점으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무더위 탓에 전후반 1분씩 쿨링브레이크를 진행했다. 전반 추가 시간은 6분, 후반 추가 시간은 3분이었다. 선수들은 100분 가까이 뛰었다. 벨 감독이 강조하고 또 강조한 '고강도'의 이유가 모두 드러났다.

'벨호'는 10일 결전지인 호주로 떠난다. 16일 현지 추가 평가전을 통해 본선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