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천신만고 끝에 상승세의 한화 이글스를 잡고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대전 하늘을 수놓은 '대포 전쟁'의 승자는 롯데였다. 롯데는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시리즈 2차전에서 접전 끝에 4대3, 1점차 신승을 거뒀다.
말 그대로 살얼음을 걷는듯 치열하게 합을 겨뤘다. 한쪽에서 한방을 날리면, 곧바로 반격이 꽂혔다.
경기전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원팀으로 싸워주고 있다. (3대5로 패한)어제도 그런 경기였다"면서 "여전히 우리의 목표는 정규시즌을 톱3로 끝내는 것, 그리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퓨처스에서 2경기에서 홈런 포함 6안타 1볼넷을 몰아친 하주석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내를 전했다. 최근 8연승을 달리는 등 팀의 기세가 좋은 만큼, 어떤 터닝포인트가 필요할 때 하주석을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선발은 찰리 반즈와 문동주의 맞대결. 퐁당퐁당 기복이 심했던 반즈는 모처럼 2경기 연속 호투했다. 6회까지 7안타 2실점으로 물오른 한화 타선을 잘 묶었다.
문동주는 6월 한달간 6경기에서 33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1패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4차례나 기록하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롯데 상대로 2⅔이닝 6실점한 경기가 있었다. 롯데와의 악연은 이번에도 이어졌다. 고전 끝에 4이닝 3실점으로 막아내긴 했지만, 무려 89구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조기 강판됐다.
선취점을 낸 쪽은 한화였다. 반즈는 2회말 문현빈의 안타, 최재훈의 2루타로 만들어진 1사 2,3루에서 1루수 고승민의 홈송구가 뒤로 빠지는 바람에 선취점을 내줬다.
3회초 2사까지 삼진 4개를 낚아올릴 때까진 문동주의 페이스였다. 하지만 흔들림은 갑자기 찾아왔다. 롯데는 황성빈의 볼넷에 이어 윤동희와 고승민이 잇따라 2루타를 때려내며 2-1로 뒤집었다.
반즈가 3회말 노시환에게 동점포(시즌 19호)를 허용했지만, 4회초 주장 안치홍이 3-2로 앞서가는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안치홍의 한방은 이날의 결승타가됐다.
7회초에는 한동희가 무려 76일만에 손맛을 봤다. 한화는 5회부터 불펜을 가동한 상황. 이태양-주현상에 5~6회를 삭제당했지만, 4번째 투수 윤대경을 상대로 한동희가 오랜 설움을 실은 쐐기포를 쏘아올렸다. 경남고 선후배이자 올해 홈런 공동 1위(19개)까지 오른 노시환 앞이었기에 더욱 각별했다.
롯데는 반즈가 내려간 7회말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김진욱이 안타와 포일, 볼넷이 이어지며 1사 1,3루 위기를 맞이했다. 이어 투입된 한현희는 김태연에게 볼넷을 내준 뒤 곧바로 교체됐다.
1사 만루에서 저승사자 같은 노시환을 대적한 투수는 구승민이었다. 필승조의 숙명이다. 구승민은 풀카운트 접전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3-4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구승민은 윌리엄스를 삼진, 채은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8회에도 문현빈 최재훈 정은원을 3자 범퇴 처리하며 기세를 더했다.
9회말에는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했다. 2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윌리엄스를 잡고 기어코 승리를 지켜낸 뒤 포효했다. 3연패 탈출을 완성한 철벽 뒷문의 활약이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