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가 1위 LG 트윈스도 꺾으며 4연승을 달렸다.
KT는 5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서 '효자 FA' 김상수의 KT 첫 홈런 등 타선의 집중력으로 8대4로 승리했다. 주말 NC 다이노스전 스윕에 이어 LG전까지 승리하며 4연승을 달린 KT는 34승2무37패를 기록하며 5할 승률에 3승만을 남겼다. 공동 3위였던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나란히 패하며 공동 4위가 됐는데 KT는 이들과의 차이를 1.5게임으로 줄였다.
LG는 이날 왼손 웨스 벤자민에 맞서 왼손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며 우타자를 많이 기용했다. 이재원이 2번에 배치됐고, 김민성이 7번, 손호영이 8번으로 선발출전했다. 대신 문성주 오지환 신민재 등이 벤치에서 출발.
LG 염경엽 감독은 "7,8월 무더위엔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면서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해야 하는 시기다. 우리팀에선 이재원 김민성 손호영 등의 활약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KT는 이날 최고참 박경수가 2루수로 선발출전하며 베테랑들로만 내야를 구성했다. 웨스 벤자민이 선발로 등판하고 잘치는 LG 타선을 고려해 수비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라인업을 만들었다.
LG의 국내 에이스인 임찬규와 LG전에 2승을 가진 벤자민의 대결이라 투수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1회초 KT는 선취점 기회를 아쉽게 날렸다. 선두 김상수가 좌중간 안타로 출루했으나 2번 김민혁의 삼진 때 김상수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잡혀 2아웃이 됐고, 3번 알포드의 3루수앞 내야안타 때 3루수 문보경의 송구 실책으로 알포드가 2루까지 갔으나 4번 박병호의 우익수 플라이로 무득점으로 끝났다.
LG는 2회말 1사후 5번 박동원이 좌측 2루타로 단숨에 선취점 찬스를 만들었으나 문보경과 김민성이 차례로 범타로 물러났다.
초반 투수전의 흐름이 3회에 바뀌었다. 1사후 9번 배정대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1번 김상수의 깨끗한 좌전안타로 1-0. 2번 김민혁의 우중간 안타로 1,3루의 찬스가 이어졌고, 3번 알포드의 1루수앞 땅볼 때 1루수 오스틴이 홈으로 뿌렸으나 3루주자 김상수가 먼저 홈을 찍어 2-0이 됐다. 이어진 1사 1,2루서 4번 박병호의 중전안타로 3-0. 5번 황재균이 삼진을 당했고, 6번 강현우가 유격수 앞 땅볼을 쳐 3회가 끝나는가 했는데 유격수 손호영이 1루에 높게 뿌려 강현우가 세이프, 그사이 3루주자 알포드가 홈으로 들어와 4-0이 되고 말았다.
LG도 곧바로 추격했다. 3회말 선두 8번 손호영의 개끗한 우전안타에 이어 9번 박해민의 평범한 1루수앞 땅볼 때 공을 잡은 투수 벤자민이 1루에 높게 던지는 바람에 세이프가 돼 무사 1,루가 됐다. 이어 1번 홍창기의 좌익선상 2루타로 2-4. 2번 이재원 타석 때 벤자민이 2루로 견제구를 던졌다가 그게 뒤로 빠져 홍창기가 3루까지 갔다. 무사 3루의 추가 득점 찬스가 났으나 LG의 상위타선이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실패했다. 이재원이 삼진을 당했고, 김현수가 3루수 파울 플라이, 오스틴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것.
이후 LG 방망이가 소강상태에 빠졌고 KT는 5회초 추가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선두 알포드의 좌익선상 2루타에 이어 1사후 황재균의 3루수 강습 타구를 3루수 문보경이 잡지 못했고, 이때 공이 높게 떴는데 이것이 점프한 오지환의 글러브를 넘는 바람에 시간이 흘렀고, 2루주자 알포드가 3루에 이어 홈까지 뛰어 득점했다. 이어진 1사 2루서 강현우의 중전안타가 터져 1점을 더해 6-2가 됐다.
벤자민과 임찬규의 선발 맞대결은 벤자민의 승리. 벤자민은 6회말 1사까지 5⅓이닝 동안 4안타 무4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81개로 꽤 적은 투구수에서 교체됐다. 시즌 8승째(3패)를 기록했고, 올시즌 LG전 3경기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임찬규는 5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지며 어렵게 버텼다. 8개의 안타를 맞고 볼넷 1개를 내줬고, 수비 실책 등이 나오며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시즌 2패째다.
경기 후반에도 KT가 기세를 이었다. 8회초 1사 2루서 김상수가 LG 오석주에게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투런포를 날렸다. 가운데로 몰린 134㎞ 슬라이더를 잡아당겼고, 높이 떠서 날아간 공은 좌측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올시즌 KT로 이적한 이후 첫 홈런. 삼성 소속이던 지난해 9월 9일 대구 롯데전서 홈런을 기록한 이후 298일만에 손 맛을 봤다.
LG가 8회말 홍창기의 2루타와 문성주의 볼넷, 김현수의 내야땅볼로 만든 1사 2,3루서 오스틴의 중전안타로 4-8로 다시 추격했다. 하지만 5번 박동원이 좌측으로 2루타성 타구를 날린 것을 좌익수 대수비로 들어온 조용호가 끝까지 쫓아가 잡아내며 LG의 추격이 멈췄다. KT는 4점차로 앞선 2사 1루서 셋업맨 박영현을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박영현이 문보경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8회말 종료.
9회말엔 세이브 상황이 아니지만 마무리 김재윤이 올라왔다. 1사후 신민재에게 빗맞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박해민과 홍창기를 연속 1루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KT 이강철 감독은 경기후 "벤자민이 선발 투수로 자기 역할을 잘 해줬고, 구원 등판한 이상동, 박영현, 김재윤이 경기를 잘 마무리해줬다. 타선에선 3회초 배정대의 출루 이후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빅이닝을 만들었다. 상하위 타선이 모두 고르게 잘 치면서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김상수의 이적 후 첫 홈런도 축하한다"고 말했고, 이어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작전을 잘 수행해줬고 주루 플레이도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