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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153km 기적의 투수, 이제 눈으로 확인할 시간이다[현장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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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는 4일 투수 정성곤을 1군에 콜업했다. 그의 1군 등록은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여만이다.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낸 정성곤은 최근 구단의 스포츠사이언스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대변신을 거뒀다.

SSG 퓨처스팀에서 바이오메카닉스를 활용해 생체역학적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정성곤과 '9주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투수의 경우 팔꿈치 각도, 공을 놓는 위치, 손목의 방향, 다리를 디디는 각도, 순서 등 정밀하게 분석이 이뤄지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SSG 퓨처스팀에서 바이오메카닉스를 담당하는 김동호 코치는 "정성곤의 경우 신체적 능력이나 멘털 등 모든 수치에서 팀내 상위권에 해당하는 선수다. 다만 기술적인 조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바이오메카닉스 프로그램을 적용하기로 했다. 선수를 충분히 설득했고, 그 결과 시행을 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성곤 외에 몇몇 선수들이 시행하고 있지만, 정성곤이 가장 먼저 또 두드러지는 효과를 드러냈다. 바이오메카닉스 최초 측정 당시 135㎞에 불과했던 구속은 라이브피칭에서 149㎞까지 나왔다. 140㎞ 중반대 구속이 10㎞ 가까이 떨어진 상태였던 정성곤의 놀라운 반전이었다.

여기까지도 반신반의였다. 그런데 9주 프로그램을 모두 마친 후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에서도 결과가 좋았다. 정성곤은 지난 6월 28일 한화 이글스 2군과의 경기에서 1이닝 1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 7월 1일 LG 트윈스 2군과의 경기에서 1이닝 1안타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기록보다도 그동안 전면적인 수정을 거친 투구폼을 확인하는데 의의가 있었는데, 여기서 정성곤은 직구 최고 구속 153㎞, 슬라이더 최고 구속 136㎞(트랙맨 기준)을 기록했다. 직구 평균 구속도 147㎞이 찍혔다.

정성곤의 투구를 현장에서 지켜본 퓨처스팀 관계자들은 "직구의 힘만으로도 타자를 처리하더라", "직구 구위 뿐만 아니라 각과 제구도 크게 향상됐다", "상대 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1군 김원형 감독도 처음에는 "구속이 크게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믿을 수는 없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래도 기분 좋은 소식"이라며 속단을 경계했다. 그러나 퓨처스리그 등판에서도 연이어 좋은 결과가 나오자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로 했다. 정성곤의 1군 콜업 배경이다.

김원형 감독은 전반기 남은 기간 동안 가능하면 편한 상황에서 정성곤을 마운드에 올려 1~2번 정도 등판하는 모습을 지켜볼 예정이다. 어떻게 변했는지 직접 확인하고, 또 무엇보다 선수 본인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달라진 투구폼에 적응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퓨처스리그에서 실전을 더 거쳐야 완전해질 수 있지만, 일단 '기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