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한화 노시환의 뛰어난 수비 센스에 감동한 외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가 한국식 배꼽 인사로 고마움을 표현했다.
한화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주말시리즈 2차전에서 10대4로 승리했다. 전날 승리로 18년만의 7연승을 달성한 한화는 이날 승리로 8연승을 거두며 기세를 이어갔다.
연타석 홈런과 함께 3안타 4타점을 기록한 노시환의 '불방망이' 쇼와 선발투수 산체스의 6이닝 1실점 호투가 빛났다.
1회초 공격에서 잡은 1사 1,2루의 득점 찬스를 무산시킨 한화는 곧바로 이어진 1회말 수비에서 실점위기를 맞았다.
1회말 삼성의 리드오프 김현준이 산체스의 6구째 147Km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앞 안타로 진루했고 후속타자 안주형이 김현준을 2루로 보내기 위해 초구부터 번트자세를 취했다.
산체스의 2구째 투구에 번트를 댔는데 코스가 좋지 않았다. 안주형이 배트로 톡 건드린 타구는 투수 앞으로 향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노시환이 타구를 잡아 지체 없이 2루로 공을 뿌려내 1루주자 김현준을 2루에서 포스아웃 시켰고 타자주자 안주형까지 1루에서 잡아내 더블플레이가 완성됐다.
선두타자 안타에 이은 희생번트로 찬스를 이어 가려던 삼성의 흐름을 끊어내는 좋은 수비였다.
노시환의 영리한 플레이에 칭찬세례가 이어졌다. 채은성은 노시환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짜릿한 더블플레이를 합작한 이도윤과 정은원과 함께 위기 탈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수비에서 시작된 좋은 흐름은 공격으로도 이어졌다. 노시환은 이날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을 몰아치며 8연승을 이끌었다.
자신감이 넘쳤던 노시환의 수비에 가장 고마워한 사나이는 마운드에 선 산체스였다. 산체스는 공을 건네는 노시환을 바라보며 글러브를 낀 손을 모은 채 고마운 마음을 담아 꾸벅 하고 인사를 했다.
산체스는 지난 23일 창원 NC전에서 박건우의 타구에 왼팔뚝을 맞은 후 곧바로 달려와 자신의 상태를 살핀 박건우의 모습에 "한국 리그는 정말 예의바른 리그라고 느꼈다"며 놀란 바 있다. 정이 넘치는 한국만의 야구 문화에 푹 스며든 산체스의 모습이 보는 이를 흐뭇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