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기 SUV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우수한 연비, 넓은 공간을 장점으로 모든 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모델은 기아의 대형 전기 SUV 'EV9'이다. 기아가 지난달 실시한 사전 계약에서 영업일 기준 8일 만에 계약 대수 1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앞서 기아가 2012년 출시한 K9(15영업일 3201대), 2019년 출시한 모하비(11영업일 7137대) 등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EV9은 3열 대형 전동화 SUV로 넓은 실내 공간을 갖췄고, 99.8㎾h 대용량 배터리 기반 19인치 휠 2륜 구동 모델 기준 1회 충전 시 501㎞의 주행이 가능하다.
EV9은 기본모델의 트림을 에어와 어스 두 가지로 운영하며, 각 트림에서 2륜구동(2WD)과 4륜구동(4륜구동) 등 구동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에어 트림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2), 정전식 센서를 활용한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클러스터·공조·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스플레이를 매끄럽게 이은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등 적용됐다. 어스 트림에는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스티어링 휠 엠블럼 라이트 등이 포함됐다.
현대차도 지난 4월 '디 올 뉴 코나일렉트릭'을 출시하며 관심을 받았다.
코나 일렉트릭은 2018년 1세대 출시 이후 지난 4월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대수가 28만5138대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 있는 모델이다.
올해 5년 만에 코나의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인 것으로 전기차를 먼저 디자인해 내연기관 모델에 적용했을 정도로 신형 코나 일렉트릭에 거는 현대차의 기대는 크다. 코나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417㎞로 1세대(406㎞)보다 늘어났다.
수입차들도 전기 SUV를 출시하거나 출시를 예고하면서 국내 시장에 불이 붙고 있다.
렉서스는 브랜드 최초로 순수 전기차 디 올 뉴 일렉트릭 RZ를 내놨다.
일렉트릭 RZ는 순수 전기차 전용 e-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프런트와 리어에 새롭게 개발된 이액슬(e-Axle)이 적용된 다이렉트4(DIRECT4)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다.
71.4㎾h의 대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와 렉서스 최초로 실리콘 카바이드(SiC) 인버터를 채택해 1회 충전으로 최대 377㎞까지 주행 가능하고, 시스템 총출력은 312마력이다.
메르데세스-벤츠도 올 하반기 한국 시장에 '더 뉴 EQE SUV'를 출시할 예정이다.
벤츠는 EQE도 넓은 공간 활용이 장점인 차량이다. EQE SUV 5인승 모델의 1열과 2열의 시트 헤드룸은 모두 1000㎜ 이상이다. 뒷좌석을 4대 2대 4 비율로 분할해 접을 수 있고, 트렁크는 520ℓ의 기본 용량과 2열 폴딩 시 최대 1675ℓ의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해당 차량은 전륜의 4-링크 서스펜션과 후륜의 독립 멀티링크 서스펜션으로 구성된다. 댐핑 조절 시스템 ADS+이 적용된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이 선택사양으로 제공돼 차량 지상고를 최대 25㎜까지 높일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 SUV의 우수한 연비 효율과 스포티한 디자인이 세단에 거부감이 있는 20·30세대에게 긍정적인 구매 요인으로 작용 중"이라며 "넓은 실내공간이 장점이라 패밀리카로도 활용되고 있어 판매량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아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SUV 전기 시장에 수입차들이 가세하며 누가 왕좌를 차지할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