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첫 경기를 잡아라!'
2연속 올림픽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이 첫 여정을 시작한다. 22일 출국한 대표팀은 오는 26일부터 7월 2일(이하 한국시각)까지 호주 시드니 올림픽 파크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2023 FIBA 여자농구 아시아컵'에 출전한다. 한국을 비롯해 8개팀이 2개조로 나뉘어 예선전을 가진 후, 조별 상위 3개팀이 6강, 4강전에 이어 우승을 다투게 된다.
이번 대회가 중요한 것은 2024년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하고 있는데다, 오는 9월에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기 때문이다. 상위 4개팀이 아시아 대표로 올림픽 최종 예선에 나서게 된다. 1차 목표가 4강 진출인 셈이다.
한국(FIBA 랭킹 12위)은 중국(2위), 뉴질랜드(29위), 레바논(44위)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1승만 거두면 최소 3위 내에 들 가능성이 크다. 8개팀 중 랭킹 최하위인 레바논이 가장 손쉬운 상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예선 3위에 그칠 경우 6강전에서 B조 2위와 만나 4강 진출을 다투게 된다. B조에는 홈팀 호주(3위)를 비롯해 일본(9위), 대만(33위), 필리핀(42위)이 속해 있는데, 호주와 일본이 1~2위를 양분할 것이 확실하기에 이들과 맞붙는다면 4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최소 예선 2위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26일 개막전에서 만나는 뉴질랜드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고 있는 정선민 대표팀 감독 역시 뉴질랜드전에 가장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뉴질랜드는 평균 연령 24세에 불과한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최근 2년간 국제대회에 거의 나서지 않아 랭킹이 떨어졌고, 세대 교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높이와 파워에선 조금 더 앞선다. 최근 유럽의 강호 세르비아, 튀르키예 등과의 친선경기에서 비록 모두 패했지만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워크를 끌어올리고 있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첫 경기를 승리로 가져갈 경우, 27일 레바논전은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나설 수 있다. 초반 2승을 거둔다면 28일 중국전은 상황에 따라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토너먼트에 대비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A조 2위를 차지한다면, 30일 B조 3위와 4강행을 다투게 된다. B조 3위는 대만이 유력하다.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지난해 FIBA 월드컵과 달리 한국이 '계산이 서는 농구'가 가능해진 것은 센터 박지수의 컴백 덕분이다. 지난 시즌 공황장애로 인해 월드컵과 소속팀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던 박지수는 건강하게 돌아와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라트비아와의 친선 2경기에서 모두 패했지만, 박지수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베테랑 가드 박혜진이 부상으로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한 것은 뼈아프지만, 8년 만에 대표팀에 다시 발탁된 노장 이경은에다 가드부터 포워드 포지션까지 소화가 가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 박지현를 비롯해 신지현 이소희 등 젊은 가드들의 패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1990년생으로 어느새 대표팀 최고참이 된 김단비를 중심으로 강이슬 이해란 등 포워드진들과 박지수를 앞세운 진 안과 양인영 등 센터들이 상대의 장신 선수들을 잘 공략해야 승산이 있는 것은 물론이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