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이하 충청권 U대회) 조직위 구성을 둘러싼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다.
대한체육회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 2층 서울홀에서 '충청권 U대회 성공개최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충청권 4개 시·도(충남·북, 대전, 세종시)는 지난 3월 24일 창립총회를 열고 상근 부위원장(이창섭 전 국민체육공단 이사장)과 사무총장(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원장·공모)을 선임했지만 대한체육회는 협약에 명시된 협의를 하지 않은 창립총회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5월 3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조용만 문체부 제2차관, 4개 시·도 단체장들이 다시 모여 부위원장-사무총장 동일인 선임을 결정, 공모로 당선된 사무총장을 해촉하고 19일 창립총회 재개최를 결정했지만 특별한 이유없는 창립총회 재개최에 법적 책임을 인지한 문체부의 재검토 요청으로 재개최가 무산됐다. 문체부는 제2차관이 참석한 5월 3일 만남은 협의과정일 뿐 문체부의 공식의견이 아니라고 밝혔고, 이에 반발한 대한체육회 측이 조직위 설립에 필요한 발기인 서명을 거부하며 설립 기한인 5월31일을 넘겼다.
이후 조직위 구성을 둘러싼 불협화음은 끝으로 치달았다. 대한체육회가 5일 연석회의를 통해 문체부를 규탄한 후, 7일 문체부 장관 사과 및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는 '체육인 결의문'을 전달했고, 14일 성명서를 통해 '문체부가 국제기구 및 관계기관과 합의한 사항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문체부 대변인실은 "'대한체육회가 우월적 지위에서 월권과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는 대전시 의회의 성명문을 살펴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충청권 U대회를 둘러싼 대한체육회, 4개 시도, 문체부의 소모적인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이 적극 개입했다. 5월 3일 결정 내용을 인정하지 않는 문체부를 비판할 것으로 보였던 20일 기자간담회의 기류가 완전히 달라졌다. 대한체육회는 '충청권 U대회 성공 개최 간담회'로 타이틀을 달고, 국제 물가상승에 따른 U대회 예산 증액의 필요성과 경기시설 30개(신축 10, 증축 1, 기존 19개) 확충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면서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FISU와의 협력이 절대적이며, 조직위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경험 많은 전문가 집단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직위원장을 4개 시도지사 중 1인으로 하고, 사무총장은 정부에서 추천하며 충청권에서 희망한 인사(이창섭 전 국민체육공단 이사장)은 4개 시도 이해를 조정하는 안건조정협의회의 상근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 또 FISU가 줄기차게 선임을 요구하는 김윤석 대회 유치위원장의 경우 자문위원으로 2년 이상 조직위에 몸담아 대회 유치의 연속성을 이어가게 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 회장은 "우리는 제안을 할 뿐이고 4개 시도,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하든 이제 따라갈 것이다. 그에 따르는 모든 책임은 정부와 4개 시도에 있다"고 말했다. 조직위 인선과 관련, 문체부와의 갈등이 봉합된 것으로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긍정했다.
이 회장은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의 중재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 중심으로 논의가 있었다. 최종적으로 어제 국무조정실에서 문체부장관님에게 대한체육회, 4개 시도와 FISU가 약속한 협약서 원칙을 준수해 조속히 조직위을 구성해달라는 공문이 왔다"고 했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관계자,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21일, 22일, 전국 시도체육회, 지도자들을 만나 U대회 성공 완수를 위한 체육인 결의와 함께 대통령실, 총리실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무조정실이 체육회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누구 손을 들어주는 것 같은 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 회장은 "이 자체를 체육인들을 신뢰하고 대한체육회의 실체를 인정한 일로 생각한다.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제 이 조직위를 어떻게 만들지가 문제다. 조직위 구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올림픽파크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