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도현아, 너 정말 잘했다," 배우 이도현(28)이 '나쁜엄마'로 대체 불가 매력을 선보였다.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배세영 극본, 심나연 연출)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영순'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 1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8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이도현은 극중 30대 검사에서 불의의 사고로 인해 일곱 살로 돌아가는 최강호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도현에게 '나쁜엄마'는 도전이었다. "이 나이에 해보지 언제 해보느냐"는 그의 도전 의식이 '나쁜엄마'의 강호를 만들어냈다. 그는 "힐링이 많이 된 촬영이다. 사실 어려운 부분이 많았지만, 라미란 선배님, 그리고 작가님, 감독님과 소통하며 헤쳐나갔다. 혼자서 해보고 싶었지만, 저의 역량엔 역부족인 부분이 많았고, 어떻게 해볼까 다양하게 고민하고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도현은 또 "저는 매 순간이 도전이었다. 그러나 작품이 잘 되지 않더라도 도전한 것만으로 저에게 의미가 있기에 실패했다는 얘기는 하지 않고, 후회하지도 않는다. '나쁜엄마'도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어'라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일곱 살 연기를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언제 이런 좋은 작품이 들어와서,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이 들었고, '이도현 아니면 이 역할은 아무도 못해'라는 인식을 심어드리고 싶다는 저만의 도전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서른 여섯 살에서 일곱 살까지 변신을 거듭한 이도현의 연기는 성공적이었다. 라미란과의 모자 연기부터 안은진과의 로맨스, 그리고 자신만의 스릴러까지도 모든 것이 합격점을 받았고 시청률 역시 12%를 찍으며 호평 속에 종영을 맞았다. 이도현은 "안심됐던 순간은 없었다. 저는 항상 언제든 하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배우로서 위치도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이 산을 등반을 했다면 다시 하산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시청률과 성공 여부에 대한 안심은 잘 안 하고, 스스로에게 냉정한 편이다. 조금이라도 게을러지려 한다면 바로 일어나서 나가고 뭐라도 배우려 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늘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는 이도현이지만, '나쁜엄마'와 라미란을 만난 뒤 변화하고 있다. 첫 촬영 이후 라미란의 말들이 그의 연기 가치관을 많이 변화시켰다고. "선배님이 '너무 깊게 생각 말고, 놀이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야 더 오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저도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내 욕심 문에 망가지면 안되니까. 그래서 새로운 신조도 생겼다. 안 되더라도 받아들이고, 안 되면 안 되는 그대로. 그 순간을 즐겁게."
정웅인의 말도 그에게 생각을 바꾸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는 설명. 이도현은 "얼마 전 '운이 좋았다'는 표현을 회식에서 했는데, 정웅인 선배님이 '네가 잘 해낸 것'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때 기분이 묘했다. 내가 정말 스스로를 너무 부정만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너 스스로를 다독이고 칭찬해주라'고 하셔서 저도 이제 어디 가서는 '저 최선을 다했고 잘 한 것 같습니다'라고 장난스럽게 얘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군입대를 앞둔 지금 이 시점, 이도현은 스스로에게 '성장할 것'이라고, '잘했다'고 말해줄 수 있는 마음 가짐이 생겼다고. "요즘 스스로 '너 잘했고, 쉽지 않은 연기였다. 도현아. 너 아니면 못했을 거야'라고 혼자 허황된 칭찬을 하고 있다. 운전을 하다가도 스스로 얘기를 해주고, 누군가에게 피드백이 와서 '잘했다. 재미있었다'고 하면 '나 잘했지?'라고 괜히 물어보기도 한다. 원래 그러지 못했는데, '나쁜엄마'를 하며 그런 게 생겼다. 스스로 칭찬을 하려 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