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세계 남자 테니스의 '전설'인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3위·세르비아)가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 최다 우승기록을 달성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명실상부 남자 테니스계의 'GOAT(Greatest of All Time)'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조코비치는 12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2023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결승에서 '차세대 빅3' 카스페르 루드(세계랭킹 4위·노르웨이)를 3시간 13분 만에 3대0(7-6<7-1> 6-3 7-5)으로 꺾으며 우승상금 230만유로(약 32억원)를 획득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에서 개인통산 23번째 우승을 달성하며 역대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전까지 역대 최다 우승은 22회. 조코비치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클레이코트 황제' 라파엘 나달(세계랭킹 15회·스페인)이 나란히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코비치가 나달의 안방이나 마찬가지인 롤랑가로스에서 우승하며 최다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조코비치의 프랑스오픈 우승은 이번이 3번째다. 또한 조코비치는 만 36세20일에 프랑스오픈 우승을 따내며 남녀 통틀어 역대 이대회 최고령 우승의 기록까지 세웠다. 나달이 갖고 있던 36세2일의 종전 최고령 우승기록을 18일 단축했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도 조코비치의 기량은 여전히 세계 최정상이라는 것이 확인된 대회였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 스캔들로 US오픈에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출전이 가능해진 지난해 윔블던과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이번 프랑스오픈까지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의 기염을 토했다. 이 정도 성적이면 조코비치가 남자 테니스계의 'GOAT'라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이번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다음 주 발표되는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에서 5주 만에 1위로 복귀하게 된다.
이날 조코비치는 '차세대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루드와 1세트부터 타이브레이크를 가는 총력전을 펼쳤다. 1세트에만 1시간 30분이 소요됐다. 루드는 지난해에도 프랑스오픈 결승에 오른 바 있다. 당시에는 나달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 우승으로 설욕하려 했다. 그러나 조코비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
루드는 강력한 스핀이 걸린 포핸드를 앞세워 조코비치의 첫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했다. 조코비치는 포기하지 않았다. 2-4로 뒤진 상황에서 28차례나 랠리를 펼친 끝에 루드의 실수를 유도해내며 첫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기세를 몰아 자신의 서브게임을 따내 세트를 원점으로 돌렸다. 타이브레이크에 접어들자 조코비치의 페이스가 살아났다. 7-1로 여유롭게 승리해 기선을 제압했다.
흐름을 탄 조코비치는 2, 3세트도 접전 끝에 따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조코비치는 우승이 확정되자 클레이코트에 드러누워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