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참을 만큼 참았다. 반등을 마냥 기다리다 시즌을 망칠 수 없다.
소속팀에 부담이 되고 있는 마이너스 WAR 외인들. 각 팀들이 결단을 내리기 시작했다.
외인의 2군행.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고쳐 쓸 수 있으면 쓰고, 고칠 수 없다면 결별이다. 그럴 때가 됐다.
5월 마지막 주 시작을 앞두고 두명의 외인이 퓨처스리그로 짐을 쌌다. KIA 숀 앤더슨과 KT 보 슐서다.
앤더슨은 극과극의 4,5월을 보냈다. 4월 6경기 3승2패 2.58의 평균자책점으로 연착륙하는 듯 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무너졌다. 4경기 승리 없이 3패에 7.71의 평균자책점. 4월 38⅓이닝 동안 단 6개에 불과하던 볼넷이 5월 16⅓이닝 동안 16개로 크게 늘었다. 이닝당 1볼넷 꼴이다. 2할2푼5리에 그쳤던 4월 피안타율이 5월 들어 3할2푼9리로 무려 1할 넘게 치솟았다.
빨간불이 켜졌다는 증거. 퓨처스리그에서 재조정을 하고 돌아올 예정이다. 4월 플러스였던 WAR이 -0.09로 하락했다. KT 슐서는 더 심각하다. 최근 6연패. 5월 들어 평균자책점이 8.39에 달한다.
패스트볼 구위가 타자를 압도할 정도가 아니다. 정교한 제구력과 변화구로 타이밍을 빼앗아야 KBO리그에 연착륙할 수 있다. WAR -0.21.
두산 투수 딜런 파일도 빨간불이 켜져 있다.
캠프 때 타구에 머리를 맞는 불의의 부상 탓이라고는 하나 잠깐 데뷔했던 1군 2경기 모습이 영 신통치 않았다. 9이닝 2홈런 포함, 10안타 5볼넷 9실점(8자책).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했다 1군 선수단에 합류해 복귀를 준비중이다.
6월 만큼은 제 실력 발휘를 해야 한다. 외국인 투수 하나 없이 두달을 보낸 두산이 더 이상 여유롭게 기다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WAR -0.33. 이번 복귀 후 모습이 중요하다.
KIA는 설상가상 신인 외인 투수 2명 모두 위태롭다.
아도니스 메디나 역시 8경기 2승6패, 평균자책점 5.82로 WAR -0.51이다. 그나마 최근 3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해주고 있다는 점이 6월 반등의 희망이다.
한화 외인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두번째 말소상태다. 이대로 결별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22경기 1할2푼5리의 타율에 무홈런. 퓨처스리그 8경기에서도 1할7푼9리의 타율에 홈런은 없다. 지난 20일 말소 후 퓨처스리그 경기도 나서지 않고 있다. WAR -0.86.
복사근 부상에서 회복돼 돌아온 NC 외인타자 제이슨 마틴은 아직은 판단 유보다.
아직 20경기 83타석 소화가 전부기 때문이다. 9개 구단을 두루 만나 최소 100타석 이상은 돼야 판단 근거가 어느 정도 나온다.
스윙스피드는 엄청 빠른데 국내 투수들과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 타이밍을 잡으면 장타를 펑펑 생산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2할3푼5리 타율에 2홈런 9타점. 벤치가 인내심을 가지고 터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WAR 0.40으로 마이너스는 아니다.
4,5월 두달은 새 외인 적응을 위한 기다림의 시기였다. 교체 시장도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6월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옵트아웃으로 시장에 풀리는 선수들이 하나둘씩 나온다. 몇 안되는 수준급 선수들을 놓고 치열한 물밑 영입전쟁이 펼쳐질 시점. 마이너스 외인선수들. 긴장해야 할 때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