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19세에 고딩엄마가 된 이희연이 36세에 최연소 '고딩할머니'가 된 친정엄마와 눈물로 진심을 공유하는 한편, 입대를 앞둔 남편과 행복한 미래를 약속해 뜨거운 응원을 이끌어냈다.
24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3')' 19회에서는 생후 1개월 된 도운이를 키우고 있는 이희연과 남편 이상우가 동반 출연해 초보 부모의 좌충우돌 일상을 공개했다. 이날 이희연은 친정엄마에 이어 2대째 '고딩엄마'가 된 사연을 비롯해, 신생아를 24시간 케어하며 집안일까지 도맡아 하는 고단한 현실을 가감 없이 공개했다. 이어 남편의 입대를 대비해 집안의 경제 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며, 미래를 야무지게 준비해나가는 모습으로 박수를 이끌어냈다.
먼저 이희연이 고딩엄마가 된 사연이 재연드라마로 펼쳐졌다. 만 17세 시절, 이희연은 33세의 젊은 엄마를 비롯해 아버지, 동생들과 화목한 가정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엄마처럼 젊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이희연의 소망에 엄마는 "어린 나이에 아이를 키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느냐"며 단호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렇게 행복한 10대를 보내다 1년이 지난 후, 이희연 가족은 둘째 동생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동생을 잃은 상처를 극복하게 해준 건 1년 정도 알고 지내던 남사친이 이희연을 잘 챙겨준 덕분이었다. 그에게 점차 기대게 된 이희연은 먼저 고백을 감행했고,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던 남사친은 결국 이희연의 마음을 받아들여 연인 사이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경제적인 능력이 없어서 책임질 자신이 없다"는 남자친구와 달리, 이희연은 "동생 외에 누군가를 또 잃을 수 없다"며 부모님을 찾아갔다. "아이가 생겼다"는 말에 이희연의 몸을 먼저 걱정하는 아버지와 달리, 엄마는 방으로 들어가 오열한 뒤 끝내 집을 나가버렸다.
재연드라마가 끝난 뒤 이희연과 남편 이상우가 스튜디오에 함께 등장했다. 이 자리에서 이희연은 "동생이 떠난 지 1년 반이 됐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놓은 뒤, "처음에는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남편과 아이 덕분에 조금씩 극복하고 있는 중"이라며 가족을 꾸린 후 한결 나아진 심리 상태를 밝혔다. 그러나 일상 VCR에서 이희연은 태어난 지 31일 된 아들 도운이를 24시간 케어하면서, 틈날 때마다 집안일을 하느라 잔뜩 지친 기색을 보였다. 제대로 산후조리를 하지 못해 손목 통증에 시달리는 이희연의 모습에 박미선은 "이래서 어머니가 반대하셨던 것"이라며 속상함을 금치 못했다.
열심히 할 일을 다 하는 이희연과 달리, 남편 이상우는 오후 늦게까지 '꿀잠'을 자고 일어나 "밥을 달라"고 당당하게 요청하는가 하면, 이희연이 차려준 샌드위치에 햄이 없다고 불평했다. 이어 이희연이 집안일을 하는 내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잔소리 폭격'을 이어나가 스튜디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박미선은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본인이 직접 하는 꼴을 한 번도 못 봤다"고 일침했고, 이희연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그야말로 잔소리 지옥"이라며 "어떨 때는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 괴로운 심경을 표현했다.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던 부부가 도운이의 목욕과 예방 접종까지 마친 뒤 녹초 상태가 된 찰나, 이희연의 친정엄마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밑반찬을 한가득 들고 이희연의 집을 찾은 친정엄마 송여진은 "현재 나이가 36살"이라고 밝혀 "역대 최연소 고딩할머니"라는 반응을 자아냈다. 이어 친정엄마는 이희연의 집안 구석구석을 시찰(?)하며 남편 이상우 못지않은 잔소리 폭격을 이어나갔고, 이상우가 야간 근무를 위해 출근한 뒤에야 딸 이희연과 제대로 마주 앉아 둘만의 이야기를 나눴다.
이희연의 몸 상태를 가장 먼저 체크한 친정엄마는 "산후 통증이 심하다"는 말에 "그러니까 천천히 결혼하라고 했잖아, 내가 못 누렸던 자유로운 시간을 누리길 바랐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한 "둘째 아이를 잃은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내가 싫은 소리를 하게 되면 (이희연마저도) 나에게 등을 돌릴까 봐 차마 출산을 반대하지 못했다"고 말해, 진심을 알게 된 모녀는 서로를 바라보며 한바탕 눈물을 쏟았다. 이어 친정엄마는 "상우가 군대를 가야 하지 않느냐"며 "경제적인 상황을 빨리 체크해 봐라. 눈으로 실감할 땐 이미 늦었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이후 부부는 입대 후 벌어질 경제적 공백기에 관해 상의를 나눴다. 매월 200만 원 가까이 적자가 나는 상황을 확인한 남편 이상우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입대 후 생활비를 도와줄 수 있느냐"고 SOS를 청했다. 어렵게 말을 꺼낸 아들의 속내를 간파한 아버지는 "폐지를 주워서라도 지원해줄 것"이라며 부모 마음을 드러내 먹먹함을 안겼다. 뒤이어 이상우는 지자체와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을 꼼꼼히 확인한 뒤 이희연과 다시 머리를 맞댔는데, 각종 수당 및 모은 돈을 바탕으로 수입&지출 내역을 체크해 본 결과 수치상 1달에 1만 원 정도의 적자가 나는 걸로 파악됐다. 현실적인 대책을 세운 이상우는 "입대 전 특근을 많이 해서 최대한 돈을 많이 벌어놓고 가겠다"고 듬직한 책임감을 뽐냈고, 이희연은 "열심히 살아보자"고 밝게 화답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