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관심을 모았던 이대성(33·한국가스공사)이 해외 진출 재도전에 나선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일 "이대성의 해외진출 의사를 존중해 현재 계약체결을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5월말까지 해외리그 진출이 확정되지 않을 시 한국농구연맹(KBL) 규정에 따라 원 소속 구단과 재협상 대상이 되므로 상황을 주시하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대성은 호주리그 진출이 유력한 가운데 일본 B리그와도 접촉 중이다. 이대성에겐 재도전이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로 울산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그는 2017년 10월 미국프로농구(NBA) G리그 베이호크스에 입단했다가 2개월 만에 현대모비스로 유턴했다. 당시 유턴을 두고 찬반 논란이 있었지만 '도전정신'은 인정받았다. 2018~2019시즌 현대모비스의 챔피언 등극을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절정에 올랐던 이대성은 이후 KCC→오리온(현 데이원)→가스공사로 트레이드되는 과정을 거쳤다. 챔프전 MVP였던 시절을 생각하면 험난한 시간이었다.
그래도 2022~2023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평균 18.1득점), 올스타 팬투표 2위를 차지하는 등 여전한 쓰임새와 인기를 입증했다. 그랬던 그가 다시 해외로 살 길을 찾은 데에는 구단의 배려와 포기없는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FA 시장이 열릴 때부터 이대성의 해외 진출 타진이 유력했다. 사실 이대성 영입을 검토한 국내 팀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대성의 의지는 확고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2개팀 정도가 FA 영입 제안을 했지만 이대성이 연봉 등 조건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만큼 해외 진출 의지가 뚜렷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공사 구단이 대승적 차원에서 이대성을 놓아주기로 했다. KBL 규정에 따르면 FA가 구단의 영입의향서를 받은 뒤 해외로 진출할 경우 5년간 자격이 정지된다. 구단이 일찌감치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계약 미체결, 해외진출 지원"을 천명하면서 '타 구단이 영입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은 '자격정지'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이대성은 보수 순위 30위 이내여서 FA 이적할 경우 '보상선수 1명+보수의 50%' 또는 '보수의 200%'를 챙길 수 있다. '사인 앤드 트레이드'도 할 수 있지만 구단은 이마저도 양보했다.
구단은 현재 이대성의 해외 진출을 위해 무계약으로 완전 FA로 풀어주거나 임의탈퇴, 은퇴 공시까지 세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계약과 임의탈퇴는 해외 진출 후 1년 이내 복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효력은 같다. 다만, 무계약은 원 소속팀 소유권이 없고 임의탈퇴는 일단 원소속팀과 계약한 뒤 놓아주는 방식이다. 은퇴 공시를 할 경우 해외 진출 후 1년이 지나야 원 소속팀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이 세 가지 방안 모두 이대성에겐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1년 뒤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만큼 이대성이 해외리그에 적응해 계속 정착하거나, 가스공사 또는 국내 타 팀으로 복귀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구단은 "이대성의 해외 진출 도전은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이대성은 "도전할 수 있게 배려해준 구단에 감사하며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