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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팀 감독은 '검소 끝판왕'…연봉 40억 벌지만, '피아트 경차' 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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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나폴리의 33년 묵은 스쿠데토(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숙원을 푼 '명장'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최근 깜짝 선물을 받았다.

이탈리아 저널리스트 카를로 알비노는 21일(현지시각), 스팔레티 감독이 한 검정 경차에 탑승한 사진을 공개했다.

차량 옆면에는 베수비오 화산으로 보이는 그림과 숫자 3, 그리고 이탈리아어로 '강한 남자, 강한 운명'이라는 글귀가 페인트칠 되어 있다.

운전석에 탑승한 스팔레티 감독은 해맑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숫자 3을 만들었다.

예상한대로 숫자 3은 나폴리의 구단 통산 세리에A 우승 횟수를 일컫는다. 나폴리는 2022~2023시즌을 통해 33년만에 통산 3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강한 남자, 강한 운명'은 스팔레티 감독이 조기우승을 확정하기 전에 한 멘트다.

깜짝놀랄 사실은 차량에 칠한 그림이 아니라, 검소함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피아트 판다' 차량의 주인이 다름아닌 스팔레티 감독이라는 것이다. 피아트 판다는 이탈리아에서 작은 차체, 저렴한 가격, 탄탄한 품질로 '가성비 끝판왕 경차'로 여겨진다.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에서 250만유로~300만유로(약 36억~43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쿠데토 보너스만 70만유로(약 10억원)라는 보도가 나왔다.

스타 선수들처럼 페라리, 포르쉐와 같은 슈퍼카를 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돈을 버는 지도자다.

하지만 스팔레티 감독은 2021년 나폴리 지휘봉을 잡은 뒤 나폴리 환경에 맞게 차량을 벤츠에서 피아트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피아트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도 있다. 불과 1년 전인 2022년 5월, 스팔레티 감독은 시내로 외출을 했다가 차량이 도난되는 사건을 당했다.

나폴리의 울트라스가 범인으로 추정됐다. 한참 뒤 구단 훈련장에는 "스팔레티 감독이 떠나면 차를 돌려주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배달됐다. 스팔레티 감독에 대한 퇴진 압박용으로 차량을 훔쳤다는 것이었다.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에선 매일 300대에 가까운 차량이 도난될 것"이라며 "우선, 우리는 판다(피아트)가 어떤 상태로 반환되는지, (그사이)얼마나 많은 거리를 주행했는지, 내부에 피노 다니엘레 CD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조크로 받아쳤다.

그런 사연이 있는 스팔레티 감독이 1년 뒤 팬들에게 스쿠데토를 안긴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니,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잊지 못할 차량 그림 선물도 받았다.

현지에선 스팔레티 감독이 나폴리 선수들과 작별인사를 했으며, 올시즌이 끝나는대로 팀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아우렐리오 드 로렌티스 구단주와 마찰 때문으로 전해졌다.

보도대로, 스팔레티 감독이 떠난다면, 피아트 판다에 올라타 미소 짓는 스팔레티 감독의 사진은 오래도록 나폴리 팬들의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