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5월 KBO리그 최강 마운드는 한화 이글스다. 기록이 증명한다. 그런데 왜 아직도 9위일까.
한화는 지난 주말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1무2패를 기록했다. LG는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와 선두 경쟁을 하는 강팀이다. 전력상 한화가 한 수 아래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화가 LG와의 3연전에서 절대 무기력하게 진 날은 없었다. 시리즈 내내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승리는 없다.
한화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3.80으로 10개 구단 중 최저 6위다. 선발 투수 퀄리티스타트는 9번으로 꼴찌고, 팀 WHIP(이닝당 출루 허용율) 1.37로 5위다.
하지만 5월로 범위를 좁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팀 평균자책점은 2.98로 최저 1위. 유일한 2점대다. 특히 불펜이 2.38로 SSG(2.20)에 이어서 2위다. 월간 WHIP도 1.25로 2위다. 김서현, 박상원을 중심으로 한 한화 불펜은 단연 확실한 힘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기는 경기가 너무 적다. 5월 팀 불펜이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간 팀 승패는 7승2무7패에 불과하다.
LG와의 3연전 내용을 복기해보자. 한화는 3연전 첫날인 19일 선발 문동주가 4이닝 3실점을 하고 물러났지만, 이후 등판한 정우람-윤대경-김범수-한승주가 5이닝 동안 1점도 주지 않았다. 그런데 팀 타선이 1회초에 낸 1점 이후에 추가점을 전혀 얻지 못하면서 1대3으로 졌다.
둘째날인 20일에는 더 답답한 경기가 전개됐다. 4회초 선취점을 낸 한화는 6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1-1의 스코어가 무려 연장 12회까지 이어졌다. 경기 흐름으로 놓고 보면 한화가 이겼어야 하는 내용이었다. 임시 선발 이태양이 3⅔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고, 이후 등판한 불펜 투수들도 전부 잘 던졌다. 박상원과 정우람은 둘이서 4이닝을 무실점 합작했다. 그런데 한화는 무려 11개의 잔루를 남기고 차려진 밥상을 떠먹지 못했다.
이 여파는 마지막날까지 이어졌다. 펠릭스 페냐가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이기기에 또 1점을 역부족이었다. 그만큼 한화의 최근 공격력 부진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3경기에서 한화가 낸 총 득점이 3점이었다.
5월 리그 최고 수준의 성적을 내고 있는 마운드와 달리, 타격은 최하위 수준이다. 한화의 5월 팀 타율은 2할3푼으로 10개 구단 중 9위다. 팀 OPS 역시 0.648로 최하위권에 해당한다.
최원호 감독이 여러 차례 강조한대로 정은원, 김인환, 노시환, 채은성이 중심인 상위~중심 타순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데,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선수들까지 막히면 득점 찬스 자체를 살리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5월에 한화가 승리한 경기에서, 결승타를 친 타자는 노시환, 김인환, 채은성 뿐이었다. 그러다보니 나머지 선수들이 해결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욱 줄어든다.
분명 한화는 4월보다 더 나은 야구를 하고 있다. 투수력이 강해졌다는 뜻은 좋은 신호다. 하지만 마운드가 안정을 찾았을 때 승수를 쌓아야 한다. 그 힘을 갖추고 있어야 팀 순위도 상승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