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진격의 거인'이 리스크 하나를 지워갔다.
지난 4월 롯데 자이언츠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외국인 듀오'였다. 신입생도 아니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고, 2022년 대체 외인으로 와서 11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던 댄 스트레일리와 지난해 12승을 올린 찰리 반즈와 함께 했다.
어느정도 활약이 보장됐다고 봤지만, 이들의 4월은 최악이었다. 한 차례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피칭도 없었고, 외국인 투수로서 확실한 위압감도 사라졌다.
5월로 들어서자 이들은 기대했던 모습을 찾아갔다. 지난 9일과 10일 홈에서 치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가 반등의 계기가 됐다.
스트레일리는 9일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하면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반즈는 다음날인 10일 두산을 상대로 6⅔이닝 무실점으로 더욱 위력을 뽐냈다.
이들의 변화는 한 가지. 제구가 다시 살아났기 때문. 특히 반즈의 경우 승부를 봐야하는 상황에서 원하는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상대를 압박하지 못해왔다.
두산전에서의 호투는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밸런스가 어느정도 맞아간다는 확신을 심어줬고, 더욱 강력하게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
스트레일리는 지난 14일 KT 위즈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반즈는 16일 한화를 상대로 7이닝 1실점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스트레일리의 호투에 대해 "두산전 호투가 자신감의 토대가 됐다. 그 덕분에 일요일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KT전에서는) 자신감 뿐 아니라 6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스테미너를 보여줬다.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는 증거"라고 미소를 지었다. 포수 유강남 역시 "이전보다는 확실하게 구위가 살아났다"고 바라봤다.
반즈 역시 마찬가지. 유강남은 "두산전에서는 제구가 안정적으로 돌아왔다면, 한화전에서는 그 제구를 토대로 더욱 강력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받는 입장에서도 구위가 묵직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선발 투수가 버티면서 롯데는 '봄데'의 기억을 지우기 시작했다. 과거 롯데는 4월에 잘해도 점점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가을야구에 탈락해 '봄에만 강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올해는 조금씩 달라져갔다. 지난 16일 한화전에서 타선이 1점 밖에 내지 못했던 상황에서 반즈가 버티면서 팽팽한 경기를 했고, 8회 실점이 있었지만, 결국 아껴둔 불펜을 풀면서 10회초 노진혁의 결승 투런포를 소환할 수 있었다.
노진혁 역시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잘 던져주고 있으니 5월 순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달라진 롯데의 1년을 기대했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