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3년째 K리그 통합축구를 주최·주관한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의 이용훈 회장이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13일 오후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 시즌 3 '2023년 스페셜올림픽코리아 K리그 통합축구 클리닉'이 열린 충북 제천축구센터에서 만난 이 회장은 "for(위한다) 보단 with(함께한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인 선수(파트너)가 발달장애인 선수를 '위해서' 뛰지 않고,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어울려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름도 '통합축구'(유니파이드)다.
이 회장은 "for에서 with라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게 하나의 지향점이 되는거다. 지역사회에 있는 동아리라든지 학교에 있는 동아리들도 K리그를 지향할 수 있다. 플로어가 된다. 보통 스포츠는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 사업은 연계성이 있는 지역동아리부터 K리그팀, 다음에는 국제클럽컵 대회 이런 식으로 플로어를 만들어준다. 연말에 올스타전, K리그 시상식으로 연계가 되어서 갈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사회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통합축구는 올해로 3년째를 맞이했다. 이 회장은 "3년간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 스페셜선수(발달장애인)의 기량이 몰라보게 늘었다. 스페셜 선수들이 내 얼굴을 아는지 다가와 포옹을 한다. 이게 다 사회화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양적인 성장도 이뤘다. 팀 수가 8팀으로 시작해 금년에 11개팀을 확보했다. 가을 대회 때는 12개팀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작년에는 발렌시아 통합축구팀을 초청해 국제클럽컵을 진행했다. 통합축구는 결국 통합스포츠 사회 모델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통합축구 클리닉의 초점은 '내면'에 맞춰졌다. 이 회장은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내면적으로 성장해 균형을 맞출 때 진정한 의식 개선이 일어나고, 사회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이번에 '고알레' 클리닉, 파트너 및 지도자 대한 교육 시간 마련됐다. 다 함께 하는 세션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이 회장은 "참가자들의 얼굴 표정부터 무엇을 느끼는지, 어떻게 나가야하는지 참가자를 통해서 이야기를 듣고 그 속에서 해답을 얻으려고 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예정된 지도자 간담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클리닉에는 10개팀 총 300여명이 참가했다. 기존 경남(창원아드미FC) 대전(펀펀클럽, 별하지역아동센터) 부산(다이나믹FC) 성남(코오롱성남FC) 인천(다지기FC) 전북(협동조합익산드림스포츠, 꿈드림FC) 제주(제주도장애인축구협회) 포항(포항바이오파크FC)에 충남아산(아산시장애인체육회)과 프로축구연맹(서울시립발달장애인복지관) 등 2개팀이 새롭게 참가했다.
각팀은 스페셜 선수 10명, 파트너 선수 10명, 코칭스태프 5명 등 최대 25명으로 구성했다. 파트너 선수는 기존 통합축구팀 소속 선수 혹은 공개 테스트로 모집했다.
13일 '고알레' 팀은 제천축구센터 2개 경기장 4개 그룹으로 나뉘어 축구 클리닉을 진행했다. 실제 축구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감아차기, 허벅지와 발등을 이용한 높은 공 컨트롤, 일자 드리블 등을 배웠다. 이 호 박무리뉴 선나바로 등 8명의 강사는 참가자들에게 친절하게 '축구를 잘할 수 있는 법'을 알려줬다. 참가자들은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 과외'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14일에는 11개팀이 자체 친선경기를 소화했다.
이 회장은 "과거 연구 조사에서 82%의 발달장애인들이 통합스포츠 경험한 뒤에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고 답했다. 91%가 자기 운동기량이 향상됐다고 답했고, 94%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결국엔 사회가 함께 살찌는 거다. 이런 활동을 하면 비장애인 역시 도움이 된다. 비장애인 역시 장애인에 대해 더 깊게 이해를 하고, 우호적으로 태도가 바뀐다. 스포츠를 통해 그런 것들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끝으로 "프로축구연맹, K리그 구단, 소속 선수, 후원업체 등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열린 마음으로 아름다운 사회 만들겠다는 뜻에 동참하고 함께해줬다"고 말했다.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는 연맹과 하나금융그룹이 2020년부터 해온 사회공헌활동이다. 시즌1, 2에서는 이동 약자를 위한 K리그 경기장 안내지도를 제공해 스포츠 관람 개선에 앞장섰다. 시즌3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통합축구를 기반으로 한다. 스포츠 관람을 간접 지원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을 직접 스포츠에 참여시켜 장애인의 인권향상과 스포츠 저변 확대에 기여 하고자 한다.
연맹과 SOK는 2021년 9월 통합축구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K리그 산하 스페셜올림픽 통합축구팀 출범 및 운영(훈련 지원 포함), 매년 스페셜올림픽 K리그 통합축구 대회(유니파이드컵) 개최, 통합축구 올스타전 개최 등 공동 추진했다.
올해에는 통합축구팀 운영 및 훈련 지원, 통합축구 대회 '유니파이드컵' 개최, 통합축구 올스타전 개최,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하고, 사회적기업 '하나파워온', '하나소셜벤처'와 연계하여 장애인이 주체가 되는 다양한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제천=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