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7일 아침, 청천벽력 같은 트레이드 통보를 받았던 두 선수.
키움 내야수 이원석과 삼성 투수 김태훈은 정신 없는 하루를 보냈다. 허겁지겁 각자의 라커를 정리해 KTX에 몸을 실었다.
당일 등록됐고, 바로 출전했다. 키움맨이 된 이원석은 안타를 신고했고, 삼성맨이 된 김태훈은 세이브를 신고했다.
두 선수는 당연히 화제의 중심이었다. 인터뷰가 집중됐다.
모두 정든 팀을 떠난 아쉬움과 함께 새 팀에서의 각오를 다졌다. 급히 오느라 옛 동료들과 제대로 인사 나눌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이구동성으로 "다음 주면 대구에서 만나게 된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2일부터 시작되는 삼성-키움의 주중 3연전을 염두에 둔 말이었다.
트레이드된 지 불과 5일 만에 각자의 친정을 만난다. 1경기 차 7,8위를 기록중인 삼성과 키움.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이다. 이적생 두 선수는 상대 팀을 무찌를 핵심 선수다.
이원석은 키움의 가장 예리한 창 중 하나다.
이정후 러셀과 함께 키움 타선의 중심을 이끌고 있다. 이적 후 더 뜨겁다.
이적 첫날, KT전에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안타와 호수비로 신고식을 치른 이원석은 28일 롯데전에는 5타수4안타로 폭발했다. 올시즌 첫 4안타 경기. 30일 롯데전에는 이적 후 첫 장타인 2루타와 타점을 신고하며 4타수2안타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이적후 13타수7안타(0.538). 신들린 타격감이다. 1일 현재 3할9푼4리로 타율 2위, 4할9푼4리로 출루율 1위다.
김태훈은 삼성 뒷문의 가장 단단한 방패 중 하나다.
이적 후 4경기 중 3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 1구원승에 평균자책점 0. 3경기 모두 절체절명의 긴박한 상황에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트레이드된 당일인 27일 대구 두산전 9회초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다음날인 28일 수원 KT전에는 갑작스러운 등판에도 1⅓이닝을 막고 구원승을 거뒀다.
하루를 쉬고 30일 KT전 1-0으로 앞선 10회말 또 한번 터프세이브 상황에 마운드에 올랐다. 1점 차 승리를 지키며 팀의 5연승을 완성했다.
두 선수 모두 '트레이드 안했으면 어쩔 뻔 했나'라는 감탄이 나올 정도의 맹활약. 대구 3연전에서 중요한 순간, 최강 창과 최강 방패의 모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태훈은 이적 첫날 인터뷰에서 "이원석 선배님과는 친분이 없다"며 "삼성 타자들 중에는 원래 이원석 선배가 제 공을 잘 쳤었는데 다른 팀으로 가셨다"며 아쉬워했다. 이원석은 김태훈을 상대로 통산 13타수6안타(0.462), 2홈런, 4타점, 4득점을 기록하는 등 강한 모습을 보였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올시즌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두 선수의 맞대결을 펼칠 대구 경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