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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인터뷰]'핸드볼 프로 추진 최전방' 박 현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 "'되겠어?'를 '되네!'로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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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겠어?'라는 물음표를 '되네!'로 바꾸고 싶다."

최전방에서 국내 핸드볼 프로화를 이끌고 있는 박 현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54)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경주마 같다. 박 현 부회장은 2022년 12월 핸드볼협회 부회장으로 스포츠 행정에 첫 발을 뗐다. 핸드볼이 실업리그에서 프로로 전환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합류했다. SK그룹에서 그를 핸드볼협회 부회장으로 발령을 낸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는 2000년부터 SK하이닉스 홍보맨으로 20년 넘게 일했다. 오랜 시간 의견 조율을 전담한 '소통 전문가'다. 박 부회장은 핸드볼협회 '소통창구' 역할을 하며 핸드볼 프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눈 앞으로 다가온 숙제, 핸드볼 선진화를 위한 프로 전환

박 부회장은 최근 서울시 종로 사무실에서 진행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핸드볼과 반도체의 공통점은 '어렵다'는 것"이라며 입을 뗐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핸드볼을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핸드볼이란 종목을 많이 접하지 못했다. 물론 SK그룹이 10년 이상 후원하면서 핸드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직접 접해보니 핸드볼이 운동으로서 상당히 매력 있는 종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다만, 저변이 약하고 대표팀도 과거에 비해 성적이 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 해야할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핸드볼 프로화는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63·SK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미션이다. 최태원 회장은 2007년 그룹 차원에서 핸드볼 지원에 나섰다. 그는 이듬해 핸드볼협회장으로 추대됐고 이후 10년 넘게 대한민국 핸드볼을 이끌고 있다. 그는 2021년 연임과 함께 '핸드볼 비전 2030 중장기 발전 전략'의 주요 핵심 과제인 리그 선진화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주문했다. 그 솔루션이 프로화 전환이다. 박 부회장은 "최 회장님께서 연임하면서 발표한 3대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리그 선진화였다. 1년여의 준비를 거쳐 2022년 2월에 관련 방안을 보고했다. 회장님께서도 핸드볼 프로리그 추진과 통합 마케팅 수행이 리그 선진화를 위한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했고, 새 2023~2024시즌에 처음 시작한다"고 입을 뗐다. 일정 대로라면 올해 11월 4일이 프로 첫 시즌 개막일이다.

그는 "지난해 4월 프로리그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프로화 추진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지난해 하반기 핸드볼협회 이사회 및 총회 보고, 협회장님 보고 등을 거쳐 분야별로 구체적인 준비를 진행 중이다. 현재 핸드볼협회와 프로 리그(가칭 H리그)의 통합마케팅을 담당하는 자회사(HIM)를 설립했다. 프로 리그를 전담할 핸드볼연맹(가칭 한국핸드볼연맹) 설립 절차가 진행 중이다. 5월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또 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비롯해 후원사 영입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묻고, 듣고, 답하고…성공의 키는 결국 소통

핸드볼은 한때 각종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을 빛내던 '효자종목'이었다. 특히 여자핸드볼은 올림픽에서만 금 2개, 은 3개, 동 1개를 따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이 절실하다. 핸드볼의 프로 전환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관건은 소통이다. 핸드볼의 발전 및 선진화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없다. 방향과 속도에 대한 생각 차이는 있다. 현장에서 "아직 혼란스럽다"는 얘기가 없지 않다. 이런 과정은 핸드볼에 국한된 건 아니다. 축구와 농구도 실업에서 프로로 전향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박 부회장은 "프로 리그 준비 과정에서 현장과의 소통 노력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마스터플랜 수립 준비 과정에서 남녀 총 14개 실업팀을 순회 방문해 의견을 들었다. 감독, 프런트와 공청회를 두 차례 시행해 현장과 소통했다. 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프로리그 '운영TF'을 꾸렸다. 프로 리그 추진위원, 외부 전문가, 핸드볼협회 사무처, 남녀구단 프런트 2명, 감독 2명 등 10명으로 구성했다. 지난 1월 발족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구단과의 소통과정에서 2023~2024시즌 프로 리그 출범에 긍정적인 교감을 형성했다. 3월과 4월에는 전체 실업 구단을 개별 방문해 프런트 책임자급을 포함해 프로 리그 준비 현황을 설명하고 구단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구단과 합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논의하는 절차를 통해 프로 리그 출범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이번 시즌 핸드볼코리아리그 종료 뒤에는 선수 대상으로 소통하는 시간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재미있다" 마지막 퍼즐은 '핸드볼의 대중화'

박 부회장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그는 핸드볼 프로 전환을 통해 시스템 개편도 꾀하고 있다. 그는 "핸드볼이 추진하는 프로 리그의 가장 차별적 요소는 통합 마케팅이다. 구단의 마케팅 권리를 핸드볼 연맹이 이양받아 마케팅 통합 대행사(HIM)가 발전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운영할 계획이다. 홈페이지, 고객 관계 관리, 리그 스폰서 및 구단 스폰서 확보, 상품화 사업 등을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지자체 팀이 많고 구단 전담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단에선 마케팅 인력을 별도로 두지 않아도 된다. 또 그는 "리그 기간 해외 심판을 최소 한 커플 운영해 판정 공정성 담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밖에도 일본과 교류를 진행할 계획이다. 계획한 것들이 잘 이행되면 저변 확대, 리그 활성화를 통한 수익, 국제 경쟁력 강화 등 핸드볼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프로 전환 후 2년 내에 핸드볼의 스포츠토토 상품 출시 프로젝트도 함께 만들고 있다.

그가 프로 전환 외에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핸드볼의 대중화다. 그는 "핸드볼의 대중화를 큰 목표로 두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많은 아이들이 핸드볼을 접하고 이들이 핸드볼을 좋아하게 하는 것이 바람이다. 사실 중학생 아들이 얼마 전에 핸드볼 경기를 '직관'했다. 사실 처음에는 썩 내켜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한 번 본 뒤 재미있다며 '배워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 핸드볼은 축구, 야구 등과 비교해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다. 핸드볼협회는 학교형 스포츠로 변형해 '핸볼'을 개발했다. 지난해 체험 초등학교를 모집했는데 220여개교가 요청했다. 올해는 중학교까지 확대하려고 한다.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핸드볼은 매우 다이내믹하며 운동 효과가 높아 비만에도 좋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핸드볼협회는 프로 전환 시 핸드볼 선수 출신들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누구도 안 해본 프로화를 하려고 하니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하루 하루 몸도 마음도 바쁘다.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현재 '되겠어?'라는 물음표가 많다. 많이 부족하지만 일단 출범하고 하나씩 활성화되면 '정말 되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핸드볼이 한 단계 도약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핸드볼을 국내 5대 프로스포츠로 만들도록 하겠다"며 웃었다. 노주환·김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