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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떠나 하나원큐 선택한 FA 김정은, 양팀 모두 '윈윈게임'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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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농구 FA 2차 협상 마감일인 20일,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베테랑 김정은(36)이 우리은행을 떠나 '친정팀' 하나원큐로 복귀하기로 했다. 2년 계약에 연봉 2억원, 수당 5000만원 수준이다.

김정은은 우리은행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인데다, 2022~202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보듯 특히 승부처에서 유독 강하고 상대팀 빅맨들까지 수비가 가능한 만능 플레이어다. 물론 1987년생으로 만 36세라는 나이에다 각종 부상 등으로 인해 풀타임 출전은 쉽지 않지만 경기당 평균 20~25분 정도는 큰 문제 없이 뛸 수 있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 당초 우리은행 잔류가 예상됐지만, 친정에서 커리어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본인의 생각에다 하나원큐의 적극 구애로 이적이 성사됐다.

결과적으로 하나원큐나 우리은행 두 팀 모두 '윈윈 게임'이 될 공산이 크다. 우선 하나원큐는 젊은 선수들을 한데 묶을 구심점이 생겼다. 하나원큐는 주전들이 모두 20대인 대표적인 영건팀으로, '원석'과 같은 자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경험 부족으로 인해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 김도완 감독이 새롭게 부임, 정예림 박소희 고서연 등 신예들에게 적극 기회를 주고 성장시키며 가용 선수층을 훨씬 넓혔는데 이제 김정은이 합류하면서 이들의 잠재력을 더욱 끌어낼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김도완 하나원큐 감독은 "가능성이 많은 신예들을 한데 묶을 수 있는 베테랑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하나원큐 출신이기도 한 김정은이 최고의 카드였기에 영입전에 올인했고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며 "베테랑이라 체력적인 문제는 있겠지만 지난 시즌에서 보듯 얼마든 제 역할을 해줄 선수이다.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으로서도 김정은의 이적은 물론 아쉽지만, 대신 라인업을 좀 더 젊게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김정은이 지난 시즌 공헌도가 17위이기에, 하나원큐로부터 계약금의 200% 혹은 4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1명, 즉 즉시 전력감의 주전을 받을 수 있는데 당연히 선수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김도완 감독이 "4명의 보호선수를 어떻게 묶어야 할지 너무 고민된다"고 할 정도로, 하나원큐에는 괜찮은 미래 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신지현, 양인영에 김정은이 보호선수로 지정될 경우 정예림 박소희 김지영 김애나 고서연 중에서 1명밖에 묶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가드 자원인데, 우리은행이 가장 필요로 하는 포지션 중 하나이기에 누구를 데려와도 상당한 플러스 효과가 예상된다.

한편 FA 중 가장 관심을 모았던 강이슬과 김한별, 김진영은 각각 원소속팀 KB스타즈, BNK썸, 신한은행과 계약을 맺으며 잔류가 확정됐다. 강이슬은 이제 FA 이적을 한지 2년밖에 되지 않은데다, 팀의 기둥인 박지수가 다음 시즌 정상적으로 합류할 경우 다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라 이적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김한별 역시 만 37세로 커리어 마무리 단계인데다, BNK에서 젊은 선수들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며 팀을 창단 후 첫 챔프전까지 이끈 공을 인정받았고 본인도 이들과 함께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뜻이 컸기에 큰 무리없이 FA 계약이 성사됐다. 김진영도 트레이드 이적 첫 시즌에 팀을 4위로 이끌며 3년 계약에 성공했다.

수비가 뛰어난 김예진은 하나원큐를 떠나 KB스타즈 품에 안기게 됐고, 고아라 박다정(이상 우리은행) 김소담 심성영(이상 KB스타즈) 등은 원소속팀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최희진(전 KB스타즈)과 이사빈(전 BNK)은 은퇴를 선택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