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미국 애리조나에서 CAMP2(스프링캠프)를 잘 마친 NC 강인권 감독은 캠프 성과를 설명하며 이런 말을 했다. "젊은 투수들이 많이 성장했다. 이대로만 잘 크면 수년 내로 우리 팀 마운드가 최강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긍정적 전망을 했다.
예언 실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올 시즌 당장 가시화 되고 있다. 영건들의 대약진 속에 승승장구하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초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개막 전 전문가들의 하위권 전망을 비웃듯 탄탄한 전력으로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단단한 방패, 마운드의 힘이 있다.
NC는 14경기를 치른 17일 현재 2.49의 평균자책점으로 10개 구단 1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평균치가 4.10임을 감안하면 NC 마운드의 안정성을 엿볼 수 있는 수치. 팀 평균자책점 2위는 LG의 2.49, 최하위는 롯데의 6.47이다.
선발진과 불펜진 조화가 좋다. 앞 뒤 모두 탄탄하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2.68로 1위, 구원 평균자책점은 2.17로 SSG(2.01)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NC는 외인 2선발 와이드너가 허리통증으로 개막부터 장기간 이탈해 있는 상황. 여기에 타선에는 외국인타자 마틴과 안방마님 박세혁이 부상으로 빠져 있다.
핵심 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9승5패로 LG와 함께 공동 2위다. 지난 주말에는 선두 SSG과 힘 대결에서 2연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가져왔다.
시즌 초반 주춤했던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완벽 부활하며 선발진에 힘을 실었다. 15일 인천 SSG전에 선발 등판, 8⅔이닝 3안타 9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역대 5번째 1안타 승리(1대0)를 견인했다.
페디와 구창모가 중심을 잡는 가운데 젊은 투수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미래의 에이스로 꼽히던 우완 송명기(23)는 2020년 버전으로 돌아갔다. 3경기 선발 출전, 17⅓이닝 동안 단 2실점(1자책)으로 평균자책점이 0.52다.
3년 차 대체선발 이용준(21)은 2경기 1승 1.04의 평균자책점이다. 12일 KT전에서 5이닝 4안타 1실점으로 감격의 데뷔 첫승을 수확했다. 신민혁(24)도 첫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베테랑 원종현의 FA이적으로 걱정이 많았던 불펜진도 젊은 투수들이 약진하며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베테랑 마무리 이용찬이 6경기 째 무실점 역투로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김영규(23)와 류진욱(27)이 완벽한 피칭으로 뒷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김영규는 6경기 7이닝 2안타 무실점, 류진욱은 5경기 5이닝 1안타 무실점이다. 김영규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5㎞, 류진욱은 147㎞에 달한다.
하준영(24)도 베테랑 임정호, 김영규와 함께 좌완 불펜진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우완 김진호(25)는 최고 150㎞를 넘는 테일링 되는 빠른공을 시원시원하게 뿌린다. 평균 구속이 팀 내 최상위권인 148㎞에 달한다. 셋업맨 김시훈(24)도 듬직한 불펜 핵심 자원이다.
데뷔 시즌인 새내기 투수들도 준비가 한창이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1라운더 신영우(19)와 대졸루키 이준호(23)다. 프로 무대 경험을 쌓고 1군에 합류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탄탄한 실력의 투수들이다.
NC 마운드를 지키는 젊은 그들. 성장의 끝은 어디일까. 올 시즌 다이노스 야구를 보는 맛이 쏠쏠할 듯 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