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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비화' 잉글랜드 캡틴 케인의 흑역사, 아스널 유스팀 방출되자 '골키퍼 할래요' 떼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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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골키퍼라도 시켜주세요.'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의 길을 걷고 있는 한 인물이 만약 20년 전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이 선택으로 잉글랜드 축구 역사는 바뀌었을 것이다. 비록 그런 흥미로운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선택지가 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만약 이 인물이 '다른 선택'을 밀고 나갔다면,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 최다골과 토트넘 홋스퍼 구단 사상 최다골의 주인은 다른 인물이었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해리 케인(30). 너무나 뚱뚱해서 유소년 클럽에서 방출되자 '골키퍼 변경'을 자청했던 소년 케인의 '흑역사'가 공개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16일(한국시각) '어린 시절 케인은 아스널 유스팀에서 방출되자 골키퍼라도 되겠다고 자청했었다'는 흥미로운 기사를 내보냈다. 현재 잉글랜드 축구를 대표하는 토트넘의 특급 에이스인 케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케인은 8살 무렵 아스널 유스 아카데미에 들어가 처음 축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케인의 실력은 보잘 것 없었다. 당시 아스널 유스팀을 담당하던 아스널 레전드 리암 브래디는 '케인이 너무 뚱뚱하고, 수준에 못 미쳐 방출됐다'고 밝혔다.

전 아스널 유스아카데미 감독이었던 로이 매시는 "지금의 케인을 보면, 예전에 반짝이는 눈망울을 한 채 내 사무실에서 부모님과 함께 앉아있던 12세 소년 케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케인에게 우리가 찾고 있는 기준에 완전히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들에게 아스널에서 방출된다고 이야기하는 건 이 직업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라며 케인이 실력 미달로 방출 통보를 받았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케인은 오기가 있었다. 아스널 유스팀에 남기 위해서 '골키퍼 전향'을 자청했던 것. 매시는 "그 다음에 케인의 아버지가 찾아와서는 케인이 골키퍼가 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 골키퍼 코치인 알렉스 웰치에게 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인은 여기서도 실패했다. 매시는 케인이 몇 번의 훈련 이후 골키퍼로서도 잘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분명해지자 결국 아스널 유스에서 최종 방출됐다고 밝혔다.

어린 케인에게는 큰 시련이었겠지만,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는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후 케인은 2004년 왓포드 유스를 거쳐 토트넘 유스에 입단해 착실히 실력을 쌓은 뒤 18세 때인 2011년부터 성인무대에서 경력을 쌓아 나간다.

전설의 시작이었다. 여러 팀에서 임대 생활을 통해 경험을 쌓은 케인은 2013~2014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토트넘 선발기회를 얻었고, 이후 클럽 최고의 에이스이자 잉글랜드 대표팀 캡틴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잉글랜드 대표팀 최다골과 토트넘 구단 최다골 기록까지 작성했다. 만약, 케인이 아스널 유스에 골키퍼로 계속 남아있었다면 결코 만들어지지 않았을 역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