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성시경이 솔직한 인생 얘기를 들려줬다.
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성시경이 게스트로 출연해 가수로 데뷔해 구독자 수 125만 유튜버로 활약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성시경이 가수의 꿈을 꾸게 된 건 삼수 끝 고려대학교에 진학한 뒤였다. 그는 "꿈이 없었다. 바보 같은 아들이었다. 부모님이 공부시켜 주시니까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에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꿈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삼수가 끝난 뒤 처음으로 '뭐 먹고 살지'라는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당시에는 연예인이 아닌 가수가 되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넌 감동이었어' '거리에서' '희재'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발라드의 제왕'으로 사랑받았다.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여성팬들은 열광했지만 남성들에게는 기피 대상이었다.
성시경은 "사실 난 남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가수 중 하나였다. 여자친구가 정해인이나 박보검을 좋아한다고 하면 바로 포기하지만 내가 좋다고 하면 '걔가 왜 좋냐'며 인정할 수 없는 그런 캐릭터였다. 뭔가 재수없는 캐릭터"라고 자평했다.
그런 이미지를 바꾸게 된 게 바로 유튜브였다. 코로나19 시국에 SNS와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그의 숨겨진 매력이 드러났고, 보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열게 됐다.
성시경은 "재미있는 게 내 유튜브 시청자 중 70%가 남자다. 어릴 땐 나를 좋아하지 않았던 친구들이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고 누군가를 미워할 힘도 없는데 내가 국밥과 소주를 맛있게 먹으며 설명해주는 게 마음에 들었나보다. '형, 그동안 미워해서 미안해' '이렇게 좋은 사람인 줄 몰랐다'라는 댓글이 많이 달린다. 원래 내 콘서트 성비는 여자 8, 남자 2였는데 이번에 남자 비율이 5를 넘었다. 유튜브의 힘이 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성시경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던 건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그는 "가수에게 무대가 없다는 건 목숨을 빼앗기는 거다. 그래서 SNS를 시작했고 1년 동안 매일 요리를 했다. 요리는 음악과 비슷하다. 재료를 알고 공부를 해야 맛을 알 수 있고 내 음식을 먹는 사람을 보며 두근거리는 것도 비슷하다. 공연을 못하니까 세션들이 집에서 각자 연주해서 영상을 보내줘서 먹스를 했는데 그게 조회수 100만이 터졌다"고 말했다.
성시경은 유튜브를 통해 맛집을 소개하고 '술방'을 펼치며 미식가 겸 애주가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그는 "내 맛집을 소개해보자고 기획한지 1년이 넘었다. 매니저랑 조명 카메라 마이크를 사서 2~3명이 맛집에 다니는 기획으로 시작해 이렇게 된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편이다. 섭외도 직접 찾아가서 한다. 우리는 정말 '내돈내산'으로 촬영 허가만 해달라고 하는건데 내가 소개하고 싶은 맛집은 이미 인기가 있어서 섭외가 여의치 않다. 팬분들이 식당에 가서 줄을 서면 단골분들이 '성시경 XX 때문'이라는 욕이 그렇게 많이 들린다더라.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성시경하면 빼놓을 수 없게 된 '술'에 대해서는 "애증의 관계다. 좀 멀리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예전에는 피곤하다는 말이 뭔지 몰랐는데 어느 순간 피가 안 통하더라"라고 털어놨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