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에서 젊은 유망주들을 초장기 계약으로 묶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대표적인 팀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애틀랜타는 최근 2~3년 동안 3년차 미만의 투타 핵심 선수들과 6~10년 계약을 일사천리로 단행했다.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8년, 1억달러), 오스틴 라일리(10년, 2억1200만달러), 오지 알비스(7년, 3500만달러), 맷 올슨(8년 1억6800만달러), 마이클 해리스(8년 7200만달러), 션 머피(6년 7300만달러), 스펜서 스트라이더(6년 7500만달러) 등이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애틀랜타의 뒤를 따르는 양상이다.
ESPN은 29일(한국시각) '클리블랜드가 작년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2루수 안드레스 히메네스와 7년 1억650만달러(약 1385억원)에 연장계약을 했다'며 '계약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고, 2031년에는 클럽 옵션이 설정됐다. 옵션 실행시 계약규모는 8년 1억2800만달러로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그의 올해 연봉은 290만달러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히메네스는 17세이던 2015년 뉴욕 메츠와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가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이듬해 1월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로 이적했다. 당시 메츠는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와 선발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를 데려오기 위해 히메네스 등 3명의 유망주와 유격수 아메드 로사리오를 클리블랜드에 내줬다.
히메네스는 이적 첫 시즌에는 68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지난해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며 올스타에 뽑히고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단 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146경기에서 타율 0.297(491타수 146안타), 17홈런, 69타점, 66득점, OPS 0.837을 마크했다.
특히 WAR은 7.4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애런 저지와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3위에 올라 공수주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과시했다. 함께 둥지를 옮긴 로사리오와는 메이저리그 최강급 키스톤 콤비를 이루고 있다.
클리블랜드가 지난 7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2위 싸움을 벌이고, 5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팜 시스템 육성과 젊은 선수들 친화적 정책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ESPN은 '클리블랜드가 젊은 선수들과 장기 연장계약을 하는 건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그게 당시 트렌드였다'며 '작년에는 3루수 호세 라미레즈, 톱클래스 마무리 엠마누엘 클라세와 장기계약했다. 또한 구원투수 트레버 스테판이 다음 타깃'이라고 전했다.
클리블랜드는 작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라미레즈와 7년 1억410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고, 클라세와는 5년 2000만달러에 2027년과 2028년 각 1000만달러의 구단 옵션을 붙였다. 뿐만 아니라 2021년 7월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트레이드해 온 외야수 마일스 스트로와도 5년 2500만달러에 계약했다.
클리블랜드는 스몰마켓 구단 치고는 꽤 돈을 쓰는 편이지만, 전체적으로는 페이롤이 하위권에 속한다. 2016년 월드시리즈 진출 이후 긴축 재정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페이롤이 1억2000만달러대를 유지하다 2021년과 2022년 연속으로 26위 이하로 떨어졌고, 이번 시즌에는 9000만달러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로사리오를 포함해 선발투수 트리스톤 맥킨지, 외야수 스티브 콴과도 장기계약을 추진 중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