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할 것 같다.
3년 연속 꼴찌를 한 팀이 시범경기 1등을 했다. 한화 이글스가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서 14대3으로 이겼다. 삼성 선발진의 축인 원태인, 양창섭을 난타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4연승으로 예열을 마쳤다.
9승1무3패, 승률 7할5푼. 마지막 경기를 이겨 삼성을 제치고 1위를 했다. 2021년에 이어 2년 만에 시범경기 1위를 했다.
지난 겨울 전력을 재정비한 한화는 올해도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된다. 5강, 가을야구를 예상하는 전문가를 찾아보기 어렵다.
외부 FA(자유계약선수) 3명을 영입해 전력을 키웠다. 새 외국인 투수와 파워가 있는 타자를 데려왔다. 슈퍼루키급 유망주들이 가세해 기대가 크다. 또 지난 2년간 젊은 주전급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다. 이전보다 확실히 뎁스가 두터워졌다.
그러나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 분명히 플러스 요소가 많은데, 정규시즌에서 구현될지 누구도 자신있게 말하기 어렵다.
팀마다, 감독 스타일에 따라, 시범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 기본적으로 한화는 선수를 테스트하는데 무게를 두면서 팀 승리에 신경썼다. 3년 연속 꼴찌를 하면서, 몸에 밴 패배의식을 털어내고자 했다. 승리가 쌓이면서 자신감이 따라왔다.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힘이 생겼다. 좋은 분위기가 더 좋은 분위기를 만든다. 이 좋은 흐름을 정규시즌까지 어떻게 끌어가느냐가 중요하다.
경기는 초반 싱겁게 한화쪽으로 넘어왔다. 1-0으로 앞선 1회 1사 1,3루에서, 노시환이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볼카운트 1B2S에서 원태인이 던진 체인지업을 받쳤다. 3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4경기에서 3개를 몰아쳤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6홈런에 그쳤는데, 시범경기 12게임에서 5개를 때렸다.
한화 타선이 초반부터 연쇄 폭발했다. 3회 4점, 4회 3점, 5회 2점을 뽑았다. 18안타를 쏟아부어 삼성 마운드를 무너트렸다.
삼성은 다음 주 한화의 주중 3연전 상대팀이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