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스타 량차오웨이(양조위·토니 렁·61)가 중국인 배우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다.
28일 더스탠더드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베니스영화제 조직위는 성명을 통해 올해 8월 30일 개막하는 제80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량차오웨이와 이탈리아 영화감독 릴리아나 카바니가 평생공로상을 수상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언론들은 베니스영화제에서 중국인 배우가 평생공로상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우위썬(오우삼·존우), 쉬안화(허안화) 감독 등 홍콩 감독이 베니스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베니스영화제 조직위는 성명에서 량차오웨이에 대해 "끊임없이 변하는 영화 문화 내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범아시아·글로벌 스타로서의 독특한 이력을 성취했고 남성 스타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을 부수며 맡은 모든 역할에 강렬한 감성을 불어넣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자"라고 소개했다.
량차오웨이는 "수상 소식에 압도됐고 영광스럽다"며 "함께 일해온 모든 영화인과 이 상을 같이 축하하고 싶다. 이 상은 그들 모두에게 바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의 수상 소식은 홍콩 무협영화계를 대표하는 스타 양쯔충(양자경)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지난 12일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말레이시아인 최초이자 아시아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데 이어 홍콩 영화계에 날아온 또 다른 낭보다.
'중겸삼림', '무간도', '화양연화', '해피투게더' 등을 통해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량차오웨이는 특유의 감성적인 눈빛으로 대표되는 연기파 배우다.
그가 주연을 맡은 '비정성시'(1989), '씨클로'(1995), '색, 계'(2007) 등 세 편의 영화는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량차오웨이는 왕자웨이(왕가위) 감독과 7편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고 그중 한편인 '화양연화'로 2000년 칸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고, 자신이 직접 뽑은 대표작 6편이 '양조위의 화양연화'라는 이름으로 상영되는 영광을 누렸다.
또 지난 12일에는 제16회 아시아필름어워즈에서 아시아영화공헌상과 함께 홍콩 영화 '풍재기시'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홍콩 문화체육여유국은 성명을 통해 "량차오웨이는 매우 아름다운 연기력으로 많은 상을 받았고 세계 무대로 화려하게 올라섰다"며 "지난 수십년간 높은 예술적 경지를 끊임없이 추구한 그는 홍콩 배우들의 정신과 홍콩의 문화적 풍요로움의 모범이다"라며 수상을 축하했다.
pretty@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