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예고된 '경질'이 현실이 됐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토트넘이 결별했다. 토트넘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콘테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다.
콘테 감독은 2021년 11월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토트넘을 '빅4'로 올려놓았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두 번째 시즌, 출발은 야심찼다. 히샬리송과 '애제자'인 이반 페리시치를 품에 안았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었다.
자신이 원한 센터백 보강은 이뤄지지 않았다. '울며 겨자 먹기'로 클레망 랑글레를 임대로 영입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제드 스펜스의 경우 자신이 아닌 클럽이 원한 영입이었다.
스트레스도 극에 달했다. 자신을 오랫동안 보좌해 온 지안 피에로 벤트로네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났다. 또 현역 시절 동료이자 절친이었던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와 지안루카 비알리를 하늘로 보냈다.
결국 탈이 났다. 그는 지난달 1일 담낭염 제거 수술을 받은 그는 조기 복귀했다가 다시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고 고국인 이탈리아에서 머물며 회복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복귀했지만 이미 동력이 사라진 뒤였다. 토트넘은 FA컵과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다. 콘테 감독은 19일 A매치 브레이크 직전 벌인 EPL 28라운드 후 폭발했다. 토트넘은 리그 '꼴찌'인 사우스햄턴에 3-1로 리드하다 후반 막판 2골을 허용하며 3대3으로 비겼다.
그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이끄는 구단 수뇌부와 선수들에게 총구를 겨눴다. "20년 동안 지금의 '오너'가 있었고 그들은 우승하지 못했다. 잘못은 오직 구단에 있는건가 아니면 모든 감독들에게 있는가. 지금까지는 상황을 숨기려고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11명의 이기적인 선수들이다. 서로 돕고 싶어하지 않고, 가슴으로 뛰지 않는다."
토트넘은 2001년 레비 회장 체제가 들어섰고, 2008년 리그컵에서 유일하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9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떠난 이후 3명을 포함해 11명의 다른 감독들이 토트넘을 이끌었다.
영국의 'BBC'는 이날 '콘테 감독이 한 말에 많은 잘못이 있었다. 선수들에만 책임을 지우고 자신은 전혀 책임지지 않았다. 그러나 레비 회장에게 피할 수 없는 문제는 사실 옳은 말도 많이 있었다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토트넘은 현재 EPL에선 '빅4'의 끈은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안갯속이다. 4위 토트넘(승점 49)과 2경기를 덜 치른 뉴캐슬(승점 47)의 승점 차는 불과 2점이다. 뉴캐슬이 1승만 추가하며 순위는 바뀐다.
콘테 감독은 1년 4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끝이 아쉬웠다. 남은 시즌은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고,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수석코치로 보좌한다.
레비 회장은 콘테 감독의 결별을 공식 발표하면서 "프리미어리그 10경기가 남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한 싸움이 우리 손에 달려 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 클럽과 충성스럽고 환상적인 팬들을 위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토트넘의 차기 사령탑 1순뒤는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직에서 중도하차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35)이다. 레비 회장은 이미 두 차례나 나겔스만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의했다. 가장 최근은 2011년 여름이다. 그러나 나겔스만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무산됐다.
'데일리메일'은 콘테 감독의 결별 소식을 전한 직후 '레비 회장이 나겔스만 감독과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누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과 루이스 엔리케 전 스페인대표팀 감독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