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FIFA랭킹 1위 브라질이 또 무너졌다. 모로코 원정 친선 경기에서 카타르월드컵 4강 주역 모로코(FIFA 랭킹 11위)에 졌다.
브라질 축구 A대표팀은 26일(한국시각) 모로코 탕헤르 그란데 스타드 데 탕헤르에서 벌어진 모로코와의 친선 A매치서 1대2로 졌다. 브라질은 모로코의 '짠물 수비'에 고전했다. 모로코는 부팔의 선제골과 사비리의 결승골로 세계 최강을 홈에서 무너트렸다. 모로코 축구 역사상 브라질 상대 첫 승리였다.
경기전 양 팀 선수들은 작년 세상을 떠난 브라질 레전드 펠레를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브라질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전부 펠레 이름이 새겨졌다. 브라질은 시작부터 강한 전방 압박으로 모로코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브라질은 4-3-3 전형을 나섰다. 최전방에 비니시우스-호니-호드리고, 허리에 파케타-카세미루-산토스, 포백에 텔레스-이바네스-밀리탕-에메르송 로얄, 골키퍼 웨베르통을 내세웠다. 브라질은 이번에 카타르월드컵 때 주전으로 활약했던 네이마르, 알리송, 히샬리송, 티아고 실바, 마르키뇨스 등을 차출하지 않았다. 브라질은 작년말 카타르월드컵 때 8강에 머물렀다.
모로코는 카타르월드컵 4강 주역들을 거의 다 차출했다. 모로코도 4-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부팔-옌네스리-지예흐, 가운데에 우나히-암라밧-카누스, 포백에 마즈라위-사이스-아게르드-하키미, 골키퍼 보노를 세웠다. 모로코는 우선적으로 브라질의 공격을 차단했다. 밀고 올라오는 브라질의 공격을 자기 진영에서 막고 빠른 역습을 전개했다. 브라질이 경기 초반부터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볼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쉼없이 좌우 측면을 파고 들었다. 브라질은 전반 13분 호니의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이 골대 위로 날라갔다. 브라질은 전반 23분 상대 골키퍼의 실수로 찬스를 잡았지만 두차례 선방에 막혔다.
모로코는 후반 23분 역습 상황에서 나온 마즈라위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브라질은 전반 26분 골망을 흔들었지만 VAR(비디오판독) 후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그리고 치명적인 위기를 벗어난 모로코가 전반 29분 선제골을 가져갔다. 브라질의 후방 빌드업을 차단한 후 부팔이 오른발로 차 넣었다. 브라질은 전반 34분 호드리고의 슈팅이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0-1로 끌려간 브라질은 지속적으로 공격했다. 모로코는 안정적인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맞섰다. 모로코는 전반 36분 지예흐의 왼발슛이 골대를 벗어나 아쉬움이 컸다.
모로코가 1-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양 팀은 친선경기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몸싸움도 거칠었다. 모로코 홈팬들은 브라질 선수들의 얼굴에 레이저 빔을 쏘기도 했다. 브라질은 상대 골키퍼의 연이은 실책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하지 못하며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
브라질은 후반 2분 호드리고의 멋진 발리슛이 상대 수문장 보노의 다이빙 선방에 막혔다.
모로코는 후반 5분 아티앗 알라를 가장 먼저 조커로 투입했다. 하키미를 빼주었다.
브라질은 후반 초반 공격 주도권을 잡고 계속 몰아쳤다. 모로코 수비수들은 몸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브라질은 몇 차례 마무리가 안 되는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은 후반 18분 안토니, 비토르 호케, 베이가를 동시에 투입했다.
브라질은 후반 22분 동점골(1-1)을 뽑았다. 카세미루의 중거리 슈팅을 모로코 수문장 보노가 다이빙 했지만 '알까기'를 해 뒤로 흘리고 말았다. 실수한 보노는 얼굴을 가리며 아쉬워했다.
모로코도 후반 사비리, 루자, 세디라, 에잘주리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모로코는 후반 33분 사비리가 달아나는 골을 터트렸다. 상대 패스를 차단한 후 문전서 잡은 기회에서 사비리가 오른발로 강하게 차넣었다. 다시 2-1로 앞서나갔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모로코 팬들이 열광했다.
브라질은 만회골을 위해 파상공세를 퍼부었지만 정교함이 떨어졌다. 모로코는 막판까지 수비 밸런스를 잘 유지해 1점차 승리했다. 모로코는 브라질 상대로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