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더 확신이 필요하다. 여전히 마무리 고민을 하고 있는 SSG 랜더스. 이제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인 SSG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 없이 시즌을 마쳤다. 시작은 김택형이었고, 두번째는 서진용이었다. 그리고 다시 문승원과 노경은으로 마무리 보직을 이어받았다. 물론 마무리 투수는 넓은 범위로 보면 불펜 투수 중 한명이다. 하지만 가장 터프한 상황에, 가장 어려운 상황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보니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정해놓고 시작하는 게 '베스트'다. 어떻게 보면 SSG가 지난해 그렇게 마무리 난조를 보이면서도 우승을 한 저력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력한 마무리 투수 후보는 서진용이다. 경험이 가장 많다. 김택형은 군 입대를 했고, 40살을 넘긴 베테랑 투수들에게 맡기기도 여의치가 않다. 2019년 33세이브를 한 경험도 있는 서진용을 김원형 감독도 어느정도 염두에 두고 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감독은 마지막까지 신중했다. 김원형 감독은 24일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캠프때부터 마무리 고민을 많이 했다. 진용이는 아직 몸이 안올라온 것 같다. 개막전까지 고민해보겠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공교롭게도 이날 9회말 1점 차 마무리 상황에 등판한 서진용은 첫 타자 황대인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다음 3명의 타자들에게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걸어 4구에 3아웃을 잡아냈다.
물론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SSG는 만약 서진용이 마무리로 개막을 맞더라도, 그가 흔들릴 때 어떤 대안을 내세워야 하는지 계획을 세워놔야 한다. SSG가 지난해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한 가장 중요한 동력이 바로 개막 10연승이었다. 가뜩이나 SSG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는 포인트가 불펜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무리가 개막 초반 흔들리면 너무 많은 약점이 한꺼번에 드러날 수도 있다. 변수를 최대한 제거해야 한다.
문제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 노경은이나 고효준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선발진에 얽힌 복잡한 상황까지 고려했을 때 쉽지가 않다. SSG는 선발진은 풍부하다. 애니 로메로가 어깨 통증으로 전력에서 빠져있지만, 국내 선발 투수 4명과 커크 맥커티로 개막을 맞는데 무리는 없다. 처음에는 국내 선발 투수 중 한명을 중간으로 쓰겠다고 했던 김원형 감독의 이야기도 현실이 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그렇다고 외국인 선발 투수를 마무리로 쓰기도 부담스럽다. 그간 KBO리그에서는 외국인 투수가 마무리를 맡았을 때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다. 특히나 로메로는 어깨 부상 이력이 있는데다 이미 한번 탈이 났기 때문에 자주 팔을 풀어야 하는 마무리는 더 부담이 될 수 있다. 맥카티도 일단은 개막 후에 던지는 것을 봐야 한다.
이제 시범경기는 거의 끝나간다. 모두를 위한 최상의 결과는 마무리 서진용의 성공이다. 과연 김원형 감독 고민의 끝은 어떤 결말일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