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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있다고 생각" '절친' 롤모델 양의지 선배, 애써 외면한 빨간 레그가드 마법사의 아주 특별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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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태군이 공-수 활약으로 의미 있는 승리를 이끌었다.

김태군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8번 포수로 선발 출전, 4타수3안타 2타점 맹타와 안정적인 리드로 5대3 승리를 견인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경기였다.

김태군은 지난해 주로 강민호와 호흡을 맞춘 뷰캐넌과 개막 전 리허설을 함께 했다.

결과도 좋았다. 개막을 앞두고 시범경기 마지막 점검에 나선 뷰캐넌은 5⅓이닝 4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리허설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뒤에는 김태군의 노련한 리드가 있었다.

김태군은 "저런 S급 구종을 갖춘 투수와 호흡을 맞춘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결국은 타이밍 싸움이라 보더라인에서 놀아야 한다고 생각해 투수와 불펜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실제 뷰캐넌은 투구수 77구 중 스트라이크가 55구에 달할 만큼 S존을 효율적으로 공략했다. 최고 구속 147㎞에 그쳤지만, 예리한 커터, 체인지업, 커브, 투심을 보더라인에 걸쳐 던지며 타이밍을 빼앗았다.

뷰캐넌은 지난 해 주로 강민호와 호흡을 맞췄다. 김태군과 함께 한 경기는 3차례에 불과했다.

김태군은 개막 전 리허설에 선발 포수로 호흡을 맞추게 된 데 대해 "벤치의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적극적으로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중 뷰캐넌과 짝을 이루는 모습을 작년 보다 많이 보게될 듯 하다.

7회 3실점 하며 살짝 흔들린 불펜 투수들을 끝까지 다독이며 2점 차 승리를 지켰다. 그는 "오늘 같이 압박 받는 분위기에서 자기 공을 던지기 어렵다. 투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석에서는 자신의 롤모델 선배인 두산 양의지 앞에서 맹타를 휘두렀다.

0-0이던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선상 2루타로 물꼬를 텄다. 이성규의 선제 투런포가 터지며 결승득점을 올렸다.

4회 1사 후 강한울의 2루타와 이원석의 볼넷으로 만든 1,2루에서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태군은 적극적인 초구 공략으로 우익선상 싹쓸이 2루타를 날리며 4-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8회에도 좌전안타를 날리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9회말 1사 2루 수비에서는 대타로 등장한 양의지 선배를 만났다. 볼끝이 좋은 이승현에게 줄기차게 빠른 공을 요구해 2루수 뜬공을 유도했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선배였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관중 분들이 웅성거리길래 의지 형이 나오는 줄 알았다"는 그는 "타석에서는 서로 이야기 하지 않기로 했다. 얼굴보면 서로 말리기 때문에 가급적 안 만나려 한다"며 웃었다.

푸른 유니폼 아래 새빨간 레그가드를 차고 나오는 김태군은 "빨간색은 김태군의 상징"이라며 "첫째가 붉은 원숭이 띠라 그때부터 붉은색 용품을 착용했다"고 설명했다.

붉은 색이 상징하는 정열을 가득 품은 삼성의 에너자이저. 공-수에 걸쳐 든든한 삼성의 귀한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