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엎친데 덮친격이다. '안정감'을 책임져줘야할 외인 에이스마저 흔들린다.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가 시범경기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3경기 연속 부진이다.
반즈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4이닝 8안타(홈런 1) 4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제 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시기다. 선발투수의 경우 80~100구, 이닝은 5이닝 안팎까지 투구수를 끌어올려야한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남은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처럼 치르겠다"며 '실전 모드'를 거듭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반즈를 바라보는 불안감이 쉬이 가시지 않는다. 반즈는 이날 시범경기 3번째 등판이었다. 깔끔하게 호투한 경기가 없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 무려 7.36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시즌 내내 팀을 지탱해준 고마운 투수였다. 시즌초 글렌 스파크맨과 김진욱의 부진 속에도 롯데가 버텨냈던 원동력이 바로 반즈다. 4월 5승 평균자책점 0.65의 기세를 그대로 이어가진 못했지만, 8월까진 평균자책점 4점 안팎을 꾸준히 유지했다. 9월엔 거듭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부진했다.
롯데는 FA 3명을 영입하는 등 의욕적으로 준비한 이번시즌, 일찌감치 반즈와의 재계약을 택했다. 반즈 외에 댄 스트레일리, 잭 렉스와도 모두 다시 도장을 찍었다. 스토브리그에 앞서 다른 곳에 쓰일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고, 대규모 전력보강이 이뤄지는 만큼 독보적인 기량을 겨냥하기보단 익숙하고 계산이 나오는 세 선수를 재신임하기로 한 것.
렉스는 이날 동점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시범경기 1할대 초반에 그쳤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만회했다. 스트레일리는 아직 한 경기밖에 나서지 않아 평가할 여지가 적다.
하지만 반즈는 3월 14일 두산 베어스전(3이닝 4안타(홈런 1) 2실점), 18일 LG 트윈스전(4이닝 6안타 3실점)으로 흔들거린데 이어 이날마저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서튼 감독은 5회에도 반즈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첫 타자 박건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자 곧바로 교체했다. 롯데가 6대5로 가까스로 승리하긴 했지만, 반즈의 이 같은 흔들림은 팀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롯데는 전날 5선발 후보이자 핵심 유망주였던 서준원이 뜻하지 않은 미성년자 대상 범법행위에 연루돼 방출했다. 전력의 큰 부분을 덜어낸 상황. 고점보다는 상수에 초점을 맞췄던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시즌 전체 플랜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