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다른 컨디션, 다른 출발. 불혹을 넘긴 타자 추신수의 2023시즌에 대한 기대감이다.
2023시즌 등록 기준 KBO리그 최고령 선수인 추신수는 시범경기 타격감이 괜찮다.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포함해 6경기에 출장해 타율 4할2푼9리(14타수 6안타) 1홈런을 기록 중이다. 물론 시범경기인만큼 타율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컨디션 조율을 위해 추신수가 매 경기 뛰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가 KBO리그 입성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거의 매 경기 안타는 물론, 장타도 터지고 있다. 지난 13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2루타를 터뜨렸던 추신수는 1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솔로 홈런을 정확한 타이밍에 쏘아올렸다. 21일 한화전에서는 2루타 포함 2안타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시범경기에서의 '눈야구'다. 18~19일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에서는 무려 4개의 볼넷을 골라내면서 100% 출루에 성공했고, 21일 한화전에서도 볼넷 1개를 추가로 얻었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궁극적 이유도 빼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한 높은 출루율이었다. 올해는 다소 빨리 페이스를 찾은 모양새다.
올해가 KBO리그에서 SSG 선수로 뛰는 세번째 시즌이다. 첫 시즌이었던 2021시즌에는 계약과 합류가 다소 늦었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첫해 시범경기에서 그의 타격 성적은 타율 2할7푼8리(18타수 5안타)였다. 두번째 시즌인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서 캠프가 진행됐고, 추신수는 예열이 늦게 됐다. 시범경기에서 1할대 타율(0.167)에 그쳤다.
올해는 좋은 컨디션으로 시작하고 있다. 비시즌에도, 미국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기 직전까지 홈 구장에 나와 개인 훈련을 진행했던 추신수는 팀내에서도 운동을 가장 많이하기로 유명하다. 올해는 그가 SSG에 합류한 이후 처음 해외 캠프가 진행됐고, 미국 플로리다에서 캠프가 차려지면서 상대적으로 더 익숙한 환경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수비에 대한 의욕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그는 대부분의 경기를 지명타자로 뛰었다. 팔꿈치 수술 여파로 외야 수비를 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하지만 올해 그가 1/3이라도 외야 수비를 소화해주면, SSG의 외야 로테이션이 훨씬 더 수월해진다. 특히나 중심 타자로 수비 부담까지 안고있는 한유섬의 짐을 덜어줄 수 있다. 추신수 역시 이 부분을 강조했다.
이미 자기 관리와 야구를 풀어가는 능력에 있어서는 의심할 수 없는만큼, 관건은 좋은 컨디션과 몸 상태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다. 크고 작은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 추신수의 최우선 과제다. 김원형 감독은 그를 올 시즌에도 상위 타순에서 '공격의 시작'으로 풀어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최고의 시작을 하는만큼 41세 추신수의 개막 이후 성적에도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